여름에는 쌀 보관이 쉽지 않다. 고온다습한 환경이 계속되면서 쌀 속 수분이 증가하고, 자칫하면 벌레가 생기거나 냄새가 나는 등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 도정한 쌀이라도 실온에 방치하면 산패가 빨라지고 곰팡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때문에 여름철 쌀을 보관할 때는 반드시 올바른 보관방법을 알고 제대로 보관해야 한다.
여름철 유독 쌀에 벌레가 많이 생기는 이유
쌀에서 벌레가 생기는 원인은 다양하다. 가장 흔한 원인은 이미 쌀 속에 벌레 알이 함께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쌀은 수확과 유통 과정에서 쌀벌레, 쌀바구미 같은 해충이 섞일 수 있다. 도정 과정에서 대부분 제거되지만 미세한 알은 남아 있을 수 있다. 눈으로는 확인이 어려워 평소엔 잘 모르고 지나치기 쉽다. 문제는 여름철 환경이다. 온도와 습도가 올라가면 쌀에 남아 있던 벌레 알이 쉽게 부화한다. 일반적으로 기온 25도 이상, 습도 70% 이상 환경에서는 벌레가 빠르게 번식한다. 여름철의 고온다습한 날씨가 벌레 부화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하는 셈이다. 게다가 쌀은 수분을 잘 머금는 특성이 있어 실내 습도 변화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
보관 상태도 중요하다. 밀폐하지 않고 봉지째 또는 포대째 보관하면 외부 공기와 접촉하면서 습기와 벌레에 그대로 노출된다. 벌레는 곡물 냄새에 끌려서 침투하기도 한다. 실온 보관 중이라면 더 위험하다. 특히 베란다나 주방 가스레인지 주변처럼 열이 많이 나는 장소에 두면 벌레 부화 속도는 더 빨라진다. 직사광선을 받는 공간은 온도 변화가 크고 쌀 내부 수분이 빠르게 증가해 품질이 떨어질 뿐 아니라 벌레가 생기기 쉬운 환경으로 바뀐다.
또 장기 보관하는 쌀일수록 더욱 조심해야 한다. 포장을 개봉한 후 시간이 지나면 내부 공기와 지속적으로 접촉하게 되고 산화가 일어나 벌레 부화도 빨라진다.
벌레 안 생기는 여름철 쌀 보관의 핵심 '페트병'
쌀을 구매할 때는 대부분 10kg 단위 이상의 큰 포장으로 받아 보게 되는데 포장 상태 그대로 실온에 두는 것은 위험하다. 특히 여름철에는 더욱 그렇다. 공기와 접촉하는 면이 넓고 포대 속 습기가 쉽게 빠져나가지 못해 곰팡이나 벌레가 생기기 쉽다.
이럴 때 페트병을 이용하면 보다 깨끗하게 쌀을 보관할 수 있다. 페트병은 입구가 좁고 밀폐력이 높아 쌀을 보관하기 좋다. 또 한 번에 꺼내 쓰기 편리하고 원하는 양만큼만 덜어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외부 공기의 유입을 줄여 쌀의 산패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여름철에는 실리카겔을 함께 넣어두는 것도 좋다. 실리카겔은 내부 습기를 흡수해 쌀을 더 오래 보송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단 쌀과 실리카겔이 직접 닿지 않게 분리해서 넣는 것이 좋다.
페트병에 담은 쌀은 직사광선이 닿지 않는 서늘한 실내에 보관해야 한다. 베란다나 창가에 두는 것은 금물이다. 페트병 외부에 쌀의 구매일과 도정일을 표기해두면 상태 확인과 소비 계획을 세우기에도 좋다.
여름철 쌀은 냉장고에 보관하면 실온보다 훨씬 안전하다. 벌레 발생을 막고 습도도 적당하게 조절할 수 있다. 단 냉장 보관은 짧은 기간에만 적합하다. 한 달 이내에 먹을 쌀만 냉장 보관하고 1개월 이상 보관해야 하는 경우에는 냉동 보관이 낫다. 영하의 환경에서는 산화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벌레도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냉동 보관 시에도 페트병에 소분한 뒤 보관하면 꺼내 쓰기도 편리하고 쌀 품질도 잘 유지된다.
페트병이 없다면 지퍼백
페트병이 없다면 지퍼백에 보관하는 것도 좋다. 지퍼백은 부피가 작아 냉장고 공간을 절약할 수 있고 원하는 양만큼 나눠 보관하기에 좋다. 특히 혼자 사는 가구나 소비량이 적은 가정에 좋다.
지퍼백에 담을 때는 가능한 한 소량으로 나눠야 하고 내부 공기를 완전히 빼낸 후 밀봉해 보관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꺼낼 때마다 전체 쌀이 공기와 접촉하지 않아 신선도를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지퍼백은 모양이 자유롭고 공간 활용도가 높아 냉장고뿐 아니라 서랍형 김치냉장고나 작은 냉동실에도 쉽게 배치할 수 있다. 습기 제거를 위해 종이타월을 한 장 깔아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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