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오는 7월1일 시행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 시행을 앞두고 가계대출이 이틀 새 1조3000억원 급증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지난 23일 기준 753조3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조3000억원 증가했다. 하루 평균 2300억원 가량 증가한 수준으로 지난해 8월 3100억원 이후 최대 수준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집값이 크게 오르고 있는 가운데, 스트레스 3단계 규제를 앞두고 대출 막차를 타기 위한 수요가 몰리고 있는 탓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금처럼 유지되면 이달 말까지 6조3000억원 정도의 가계대출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의 2025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수도권 주택매매가격은 9.6% 상승했고, 서울은 17.1% 상승했다.
DSR 3단계 규제가 시행되면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데, 시중은행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연봉 1억원인 직장인이 만기 30년, 원리금균등상환, 대출금리 4% 조건으로 변동형 주담대를 받4을 경우 현재 수도권은 1.2%포인트의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된다.
이에 금리 5.2%가 적용될 경우 대출 한도는 6억700만원 수준이며, 7월부터는 스트레스 금리 1.5% 포인트가 적용돼 5.5%의 금리가 대출에 적용된다. 대출한도는 5억8700만원으로 현재보다 2000만원 가량 줄어드는 셈이다.
통상 은행의 접수된 대출 건이 1~3개월의 시차를 두고 집행되는 점을 감안해 6월 말일 계약까지 2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가 적용되는데, 이에 은행권에서는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최근 주택담보대출 한도 조이기에 돌입했다.
앞서 NH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은 대출모집을 통한 주담대 접수를 7월 실행분까지 한도 소진을 이유로 중단했고, SC제일은행은 지난 18일부터 주담대 만기를 기존 최장 50년에서 30년으로 줄이고 우대금리도 0.25%포인트 축소했다. 우대금리를 축소하면서 사실상 대출 금리를 높여 대출 수요를 차단한 것이다.
하나은행도 이날부터 대출 모집법인별 신규 취급 한도를 부여한다. 자율적 가계대출 관리의 일환으로 주택시장 안정화와 연중 안정적인 금융 공급 유지를 위해 대출 모집법인별 한도를 선제적으로 부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은행권에서는 집값 상승세와 가계대출 수요 몰림 현상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져 하반기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서울 집값의 지속적인 상승세와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대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가계대출이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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