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칩셋 다른 전략, 2025년 하반기 ASRock과 ASUS 메인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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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칩셋 다른 전략, 2025년 하반기 ASRock과 ASUS 메인보드

위클리 포스트 2025-06-26 14:30:00 신고

3줄요약

“우리가 보는 것은 사물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에 대한 해석이다.” 플라톤의 이데아론이다. 사물은 감각으로 이해되는 것이 아니라, 그 너머의 본질로 파악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점은 오늘날 기술을 대하는 태도에도 적용될 수 있다.

컴퓨텍스 2025 현장에서 마주한 메인보드 제조사 애즈락(ASRock)과 에이수스(ASUS)는 같은 AMD X870E 칩셋을 두고 다른 해석을 보여줬다. 하나는 성능의 본질, 다른 하나는 설계의 미학을 좇았다. 같은 칩셋을 두고 드러난 두 브랜드의 ‘이데아의 차이’다. 그 점에서 애즈락과 에이수스가 어떻게 다른 철학을 구현했는지, 그 차이가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는지를 심층적으로 진단했다.

# 메인보드 제조사의 미래를 읽는 방법


각 메인보드 제조사가 하반기 전략을 어떻게 설계했는지 확인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는 그 해 컴퓨텍스에서 발표한 신제품을 보는 것이다. 컴퓨텍스는 단순 전시회가 아니라, 글로벌 제조사가 하반기 및 내년도 전략 제품군을 공개하는 무대이기 때문. 신제품으로 공개한다는 것은 해당 제조사의 자존심과 엮어 있기에 절대로 허투로 볼 수 없다.

한 발짝 더 나가자면, 특히 제조사에서 배포한 공식 보도자료나 뉴스룸 페이지를 보면 된다.

해당 페이지에는 그 해 가장 강조하고 싶은 전략 제품을 대문짝만하게 소개된다. 즉, 어떤 제품을 어떤 방식으로 앞세웠는지를 보면 어떤 방향으로 브랜드가 나아가려는지 명확히 읽힌다. 컴퓨텍스 2025에서 애즈락과 에이수스는 상반되는 모습으로 각각의 기술력을 강조함을 말이다.

1. 극한의 성능 애즈락과 편의성의 에이수스

애즈락은 X870E Taichi OCF를, 에이수스는 ROG Crosshair X870E Hero BTF가 대표 아이템이다.

애즈락이 메인보드 소개 시 가장 먼저 언급한 제품이 바로 Taichi OCF다. ‘AMD 플랫폼 최초의 OC Formula 메인보드’라는 타이틀을 걸고, 오버클러킹 철학을 부각시켰다. 기존 타이치의 프리미엄 포지션에 LN2 오버클러커까지 염두에 둔 구성이다. 이를 통해 '성능 극한 추구형' 제품을 명확히 포지셔닝했다.

에이수스는 공식 뉴스에서 "게이머들이 기다려온 AMD용 BTF 메인보드를 마침내 공개한다"는 문장으로 Crosshair Hero BTF를 전면에 내세웠다. 또한, PCIe 5.0 듀얼 슬롯, 18+2+2 페이즈 전원부, USB4, WiFi 7, 듀얼 이더넷 등을 모두 집약한 '플래그십 BTF 보드'임을 강조했다. 즉 완성도 및 편의성을 내세운 점이 특징이다. 특히 BTF 메인보드의 특성을 생각하면 편의성을 강조했다고 보면 된다. 물론 BTF는 ASUS가 독자적으로 고수하는 규격이라 소비자 평가는 심하게 엇갈린다.

이렇듯 두 제조사가 내세운 메인보드를 보면, 방향성이 뚜렷하다.
애즈락은 성능, 에이수스는 편의성. 뭐가 더 좋다의 싸움이 아니라, 철학의 차이이기도 하다.

물론 에이수스 입장에서 X870E Taichi OCF와 비교할 물건이 없는 건 아니다. 오버클럭 전문 메인보드 ROG Crosshair X870E APEX가 있다. 2025년 상반기에 등장했고, 분명 비슷한 컨셉의 메인보드이긴 하다. 다만, ROG Crosshair X870E APEX가 에이수스의 주연 역할은 아니다. 주연은 ROG Crosshair X870E Hero BTF다.

즉, 비중만 보면 ROG Crosshair X870E APEX는 ‘에이수스의 무기 중 하나’고, X870E Taichi OCF는 ‘애즈락 부스의 주연’이다. 옳고 그름을 따질 건 없고, 전략의 온도차라 볼 수 있다.

2. 성능의 한계를 도전, X870E Taichi OCF

애즈락의 주인공 ‘X870E Taichi OCF’는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AMD 플랫폼 최초의 OC Formula. 인텔 위주였던 오버클럭 메인보드에서 이젠 AMD 플랫폼으로도 한계 성능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 사진은 애즈락 X870E Taichi 메인보드. OCF는 오버클럭에 더욱 최적화 했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전원부 구성이다. 25페이즈 전원부, 각 페이즈당 110A SPS(Smart Power Stage) 적용을 갖췄다. 극한 오버클럭 환경에서도 제대로 버티기 위함이다. 수동 오버클럭 시 전압 강하 없이 버티는 힘이 중요하기에 오버클러커들이 마음놓고 실력 발휘를 할 수 있을 만한 구성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단순한 오버클럭 힘자랑 메인보드는 아니다. 그래픽 슬롯은 PCIe 5.0 x16 슬롯 2개, PCIe 4.0 x4 슬롯 1개로 구성되며, 저장장치도 Gen5 M.2 슬롯 2개, Gen4 M.2 슬롯 2개, Gen3 M.2 슬롯 1개, Gen4 x2 M.2 슬롯까지 갖췄다. 실제로 사용할 메인보드라면 절대 간과할 수 없는 구성이다. 고사양 게이밍 및 크리에이터 환경에 최적화됐다고 볼 수 있다.

오디오는 Realtek ALC4082 기반의 5.1채널 HD 오디오, 여기에 ESS SABRE9219 DAC와 WIMA 오디오 커패시터를 조합했다. 추가로 프로 오버클러커를 위한 하드웨어 툴킷, EZ Release 슬롯 구조, 전면 36W PD 지원 USB-C 포트까지 포함되어 조립 편의성과 실사용 지원도 고려했다.

편의성도 괜찮은 편이다. 그래픽카드 EZ 릴리스로 VGA 탈거 시 힘차게 뽑다가 슬롯 잠금장치를 부셔버릴 일도 없다. M.2 방열판 툴리스 디자인으로 손만 가지고도 SSD를 손쉽게 탈착할 수 있다. M.2 방열판도 어디 빼먹은 곳 없이 넉넉하다. 성능만 놓고 보면 애즈락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준 셈이다. 고성능 메인보드를 만들어내려 했던 애즈락의 투지가 엿보인다.

3. 오직 편의성에 올인, ROG Crosshair X870E Hero BTF

에이수스 AMD BTF 메인보드인 ROG Crosshair X870E Hero BTF는 우리가 잘 하는 크로스헤어를 BTF로 구현했다고 보면 된다. 18(110A)+2(110A)+2 페이즈 전원부, ProCool II 전원 커넥터, MicroFine 합금 초크, 프리미엄 금속 커패시터 등 탄탄한 전력 설계에 L자형 히트파이프가 포함된 대형 히트싱크로 발열 문제에 대응한다.


▲ 사진은 ROG Crosshair X870E Hero 메인보드. BTF는 전면의 모든 소켓이 뒤로 배치된다.

확장성은 PCIe 5.0 x16 슬롯 2개, PCIe 5.0 M.2 슬롯 3개, 여기에 PCIe 4.0 M.2 슬롯 2개도 포함됐다. USB4 포트 2개, 전면 20Gbps USB-C 커넥터, WiFi 7, 5Gbps 유선 LAN 등 연결성도 눈여겨볼 만히다. 조립과 유지보수 편의성 면에서는 에이수스답게 꼼꼼하다. M.2 Q-Latch, Q-Release, Q-Slide 구조는 드라이버 없이도 손쉽게 SSD 장착을 지원한다. WiFi Q-안테나, Q-LED 인디케이터 등도 주목할 만하다.

가장 다른 부분은 BTF를 지원 부분. 플래그십 메인보드이면서도 후면 커넥터 방식으로 깔끔하게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는 것. 기능과 미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시도다. 다만 BTF 시스템이 대중적으로 보급됐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그런 점에서 ROG Crosshair X870E Hero BTF는 현 시점에서는 시대를 앞서간 감이 있다. 그러나 시장 성숙 이후를 겨냥한 전략적 포지셔닝이라면, 그 선택이 충분히 이해된다. 물론 BTF에 대한 여론은 여전히 냉소적이다.

# 전략의 차이, 그 너머의 태도


현 상황에서 최고를 노린다 VS 미래를 노린다. 두 제조사는 같은 AMD X870E 칩셋으로 양 브랜드는 전혀 다른 접근 방식을 보여줬다. 에이수스는 이미 완성형인 제품에서 변주곡이라 볼 수 있는 ROG Crosshair X870E Hero BTF를 선보였다. 확장성, 연결성, 조립 편의성이야 이미 검증되어 있고, 여기에 BTF 시스템이라는 특징을 부여해 미래를 본 것이다.

반면 애즈락은 지금 이 순간, 기술의 정점에 도전하려 한다. AMD 최초의 OC Formula, 25페이즈 전원부에 극한 오버클럭 환경을 염두에 둔 고밀도 설계까지. 마치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 한계를 시험하려는 실험적 태도를 보여줬다고 볼 수 있다.

현 시점에 어느 쪽이 더 좋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더 의미 있어 보이는 쪽을 고르라면, 이번엔 애즈락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미래를 준비하는 ASUS의 전략도 일리가 있지만, 아직은 다가오지 않은 상황이라 체감하기 어렵다. 게다가 BTF 메인보드를 사용하려면 케이스도 교체해야 하고 최근에는 VGA도 BTF 규격을 밀고 있다. 즉 자주 하드웨어를 교체하는 얼리어답터라면 '당근' 거래도 제약이 따른다.

새로운 규격이라는 이유로 포기해야 할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

반면 하드웨어의 한계와 가능성을 당장 밀어붙이려는 ASRock의 투지는 분명히 눈에 띄었다. 현실에 발을 딛고 지금 가능핝 최선을 다하는 것. 그런 상남자스러운 마인드는 언제나 사나이 가슴에 불을 지피는 법이다. 왠지 모르게 인간미를 느끼는 이유이기도 한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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