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 최송목 CEO PI 전문가 = 흥하는 기업의 사장과 망하는 기업의 사장은 뭐가 다를까? 기술이 좋아서? 마케팅을 잘해서? 운이 좋아서 등 사람들은 여러 가지 해석을 내놓을 것이다.
똑같이 사업자 등록증내고 똑같이 일하는 것 같은 데 ‘왜?’ 어떤 회사는 망하고, 어떤 회사는 흥할까? 뭐가 다를까? 중소기업 사장들을 만나보면 도저히 잘 될 것 같지 않은 상황인데도 용케 살아남은 사장이 있는가 하면, 크게 어려워 보이지 않는 상황인데도 비틀거리는 회사가 있다.
여러 가지 말들로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겠지만, 한마디로 결론내리라고 한다면 ‘악착같은 마음’이라고 말하고 싶다. 성공에 대한 집념일 수도 있고, 망하면 안된다는 생존에 대한 절박함일 수도 있을 것이다. 뭔가 이루고야 말겠다는 결기 또는 성공에 대한 간절함 그리고 집요한 집중이다. 뭔가 특별히 큰 성공 뭔가 극적인 성공의 뒤에는 반드시 이런 사장의 ‘악착같은 마음’이 있었다. 이런 게 없으면 설령 성공한다 해도 보통의 평범한 성공밖에 이루지 못한다.
그렇다면 이런 ‘악착같은 마음’의 모티브가 되는 ‘절박함’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하영균의 <상도록> 에 토끼사냥꾼 이야기가 나온다. 사냥꾼이 토끼를 쐈지만 엉덩이를 맞히는 바람에 토끼가 도망가고 있었다. 즉시 사냥개를 풀어서 잡아오라고 했다. 하지만 사냥개는 토끼를 놓치고 그냥 돌아왔다. 이유가 무엇일까? 절박함이다. 토끼는 사냥개의 추격을 벗어나지 못하면 ‘죽음’이다. 사력을 다할 수밖에 없다. 사냥개는 토끼를 놓치고 돌아와도 야단맞는 게 고작이다. 슬렁슬렁해도 된다. 상도록>
사업하는 사장들 중에도 대충하는 사람이 있고 목숨 걸고 하는 사람이 있다. 같이 경쟁한다면 누가 이길까? 상황이 어려워지면 둘 중 누가 살아남을까? 무엇이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기준이 될까? ‘절박함’이 사업의 성패를 가름한다. 여기 그런 사례가 있다.
올해 1월 강원도 홍천군에서 작은 공장을 운영하는 80대 노부부가 국제미각협회(ITI) 평가에서 은상을 받았다는 기사로 주목을 끌었다. ‘태초솔트’는 소금을 830도로 가열해 녹였다가 만드는 용융(溶融)소금 제조사다. 직업군인으로 예편한 임상호 대표는 58세에 사업을 시작하여 25년이 지난 83세에 뭔가를 이루어 낸 것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실패는 피할 수 없다. 그것도 여러 번 온다. 우리도 10년 이상 죽을 고생을 했고, 도전 25년 차인 지금도 솔직히 쉽진 않다. 하지만 그냥 ‘하고 싶다’ 가 아니라 ‘해야만 한다’라는 열망과 확신이 있다면 된다.”
우리는 누구나 성공가도에서 필연적으로 실패나 장애물이 있다는 걸 예상하고 그렇게 배운다. 하지만 막상 현실에서 그것이 본인에게 닥치면 당황하고 견디기 힘들어한다. 학식이 있거나 없거나, 지위가 높거나 낮거나 가릴 것 없이 쉽게 무너진다. ‘해내야만 한다’는 절박함의 부족 때문이다. 책으로 배우고 강 건너 불구경하는 것과 직접 실전으로 경험하는 것은 천양지차다.
손자병법에 ‘죽게 될 상황에 처하면 진력을 다해 싸울 것이다(死焉不得 士人盡力)’는 말이 있다. 한마디로 ‘죽기 살기로 임한다’는 뜻이다. 검도에서 진검과 목검 대결의 차이다. 목검은 부상으로 그치지만 진검은 자칫 죽을 수도 있다. 그런 두려움, 그런 위기의식에서 ‘악착같은’ 마음이 생성된다.
1940년, 독일의 공습에 런던이 초토화되고 있을 때 윈스턴 처칠은 BBC 방송을 통해 이렇게 외쳤다. “결코, 결코, 결코 포기하지 말라" 이 외침은 단순한 낭독이 아니다. 그의 인생외침이다. 두 차례에 걸쳐 세계대전을 겪었고 무수한 실패와 좌절을 겪었지만 끝까지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사장도 그리해야 한다. 사냥꾼에게 엉덩이를 맞고 필사적으로 뛰는 토끼의 마음으로 생존해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 사장은 끝까지 살아남는 것, 생존(Survival)이 가장 중요하다. 사업에서 망하지 않는 것이 다른 ‘모든 가치’에 앞선다. 사업의 본질은 경쟁이다. 이기거나 살아남거나 해야 한다. 망하면 그 무엇도 할 수 없다. 살아 있어야 기회가 주어지고 뭔가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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