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국내 민간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경제적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산업 특유의 전후방 산업 연계 효과와 더불어 계열사별 실적 개선, 대규모 투자 확대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26일 기업경영 분석기관 CEO스코어가 발표한 '2024년 100대 비금융기업 경제기여 분석'에 따르면, 현대차그룹(9개 계열사)의 경제기여액은 359조4,384억 원으로 전년(338조7,000억 원) 대비 6.1% 증가했다. 이는 조사 대상 가운데 민간 부문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번 분석은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국내 100대 비금융기업을 대상으로 임직원 급여, 협력사 결제, 세금, 배당, 사회공헌 등 6개 항목을 종합해 경제기여액을 산정한 것이다. 경제기여는 기업의 직접적 이익 외에 외부로 환류되는 실질적 가치 창출의 지표로 활용된다.
현대차그룹의 경제기여 항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협력사 대금이 306조6,295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임직원 급여는 34조595억 원, 정부 납세(법인세 등)는 9조2,613억 원이었다. 주주 배당금은 7조5,808억 원, 사회공헌 및 기부금은 3,078억 원, 채권자에 대한 이자지급은 1조5,99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자동차 산업이 단순 제조에 머무르지 않고, 국내 경제 전반에 다층적인 환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협력사와 직원, 정부, 금융권, 사회에 이르는 다방면의 기여는 현대차그룹이 산업 생태계 내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계열사별로는 ▲현대자동차가 115조2,187억 원으로 가장 큰 기여를 보였고 ▲기아(86조5,890억 원) ▲현대모비스(52조1,965억 원) ▲현대건설(30조2,921억 원) ▲현대글로비스(25조4,479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수치가 현대차그룹의 산업 간 파급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작용한다고 본다. 자동차는 부품·소재부터 물류, 금융, 건설 등 다양한 산업과의 연관성이 높아, 제조 1대당 수십 개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4년 자동차 산업의 수출 생산유발액은 2,365억 달러로, 전체 산업 중 1위를 기록했다. 이는 반도체(1,854억 달러)를 넘어서는 규모로, 자동차 산업의 수출 파급력이 여전히 주요 수출산업을 견인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고용 측면에서도 자동차 산업의 직접 및 간접 고용 유발 인원은 약 69만5,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전체 고용 유발 인원(416만 명)의 약 17% 수준이며, 반도체 산업(34만6,000명)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현대차그룹은 산업 전환기에 발맞춰 친환경차 중심의 생산·물류 인프라 확충에도 나서고 있다.
기아는 경기도 광명에 전기차 전용공장 '이보 플랜트'를 구축했으며, 하반기에는 화성공장 완공도 예정돼 있다. 현대차는 울산에 연간 20만 대 규모의 전기차 전용공장을 2026년 상반기 가동 목표로 건설 중이다. 현대모비스도 경북 경주에 970억 원을 투입한 통합물류센터를 조성해 부품 수요 대응 체계를 정비하고 있다.
지역균형 발전 측면에서도 자동차 산업은 다른 주력산업 대비 분산 효과가 뚜렷하다.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자동차 산업의 국내 생산 분포는 동남권 35%, 수도권 29%, 충청권 16%, 호남권 11%, 대구·경북권 9%로, 특정 지역에 편중되지 않은 구조를 보이고 있다. 이는 반도체(수도권 82%)나 조선업(동남권 80%)과는 차별화되는 산업 특성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은 수많은 협력업체의 생존과도 직결된 구조로, 단순한 생산·판매를 넘어 지역 경제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 전기차 시장 확대, 탄소중립 이행 등 복합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민관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과제로 ▲전동화 전환에 따른 기술 내재화 ▲핵심 소재·부품 공급망 확보 ▲지속가능한 산업 정책과의 연계 등을 꼽는다. 현대차그룹이 민간 부문에서 제시하는 산업 방향성과 정부의 전략적 대응이 조화를 이룰 경우, 그 경제적 파급효과는 더욱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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