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단 등 의협 전공의 임원 5명 사퇴…정부와 대화 가능성 ‘주목’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된 ‘2025 젊은의사포럼’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모든 직을 내려놓겠다고 발표한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박단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부회장직 사퇴도 공식화했다. 그가 사퇴를 선언하면서 의협 집행부였던 전공의 임원들도 동반 사퇴 수순을 밟는다.

26일 의협에 따르면 박 전 위원장은 전날 의협 상임이사회에서 이 같은 입장을 내놨다. 이어 박 전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회장 박단, 정책이사 김민수, 기획이사 김유영, 기획이사 박명준, 국제이사 이혜주. 이상 5인 대한의사협회 임원직에서 사퇴한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박 전 위원장이 언급한 이들은 모두 사직 전공의로, 박 전 위원장이 대전협 회장일 당시 박명준 이사는 부회장, 김민수 이사는 대외협력이사, 이혜주 이사는 정책이사로 각각 자리해 대전협 비대위원으로 활동해 왔다. 삼성서울병원 전공의 대표로 자리하고 있는 김유영 이사는 현재 대전협 비대위원이다.

앞서 박 전 위원장은 2023년 8월 제27기 대전협 회장으로 선출됐다. 이후 지난해 2월 정부의 의대증원 방침 등에 대응하고자 대전협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면서 그간 비대위원장을 맡아 왔다. 올해 1월 출범한 의협 김택우 회장 집행부에도 합류해 부회장으로 지냈다. 

그러나 최근 의정갈등 사태 장기화되면서 박 전 위원장의 리더십 부재 등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가 확산됐고 일부 대형병원 전공의 대표들은 비대위 재편을 요구했다. 여기에 주요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들이 연이어 복귀 의사를 내놓으면서 박 전 위원장의 입지가 좁아졌다.

조직 내부에서 충돌이 빚어지자 박 전 위원장은 지난 24일 전공의를 향한 공지에서 “모든 직을 내려놓고자 한다”며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전공의 임원 사퇴로 인해 의협 집행부도 당분간 내부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의협은 당초 이날 정례 브리핑을 진행하겠다고 공지했지만 이를 서면으로 대체한다고 정정했다.

대전협은 새 비대위 구성에 들어갔다. 대전협은 이날 오후 온라인으로 임시 대의원 총회를 연 뒤 비대위 구성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비대위가 구성되면 전공의들은 정부와 현실적인 협상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일부 의대생 사이에서 복귀할 기회를 열어달라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교육부는 학사 유연화는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다만 사직한 일부 전공의와 의대생과의 소통의 여지는 남겨뒀다. 

교육부 구연희 대변인은 지난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정례브리핑에서 일부 의대생의 학사 유연화 요구에 대해 “해당 부서에 확인 결과 ‘학사 유연화는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사직한 일부 전공의와 의대생이 정치권을 직접 만나 해결책을 논의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정 안정화를 위해서는 당연히 모두가 협력해야 한다”며 “새 정부의 새로운 의대 관련 정책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서 계속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