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명작의 귀환, 극장은 왜 지금 고전을 소환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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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명작의 귀환, 극장은 왜 지금 고전을 소환하는가

서울미디어뉴스 2025-06-26 08:41:2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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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서울미디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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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미디어뉴스] 김혜인 기자 = 6월의 극장가를 물들인 <라이언 일병 구하기> 에 이어, 7월에는 <시네마 천국> 이 다시 관객을 만난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명작들이 연이어 스크린으로 돌아오며, 영화계는 지금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중’이다. 이른바 ‘명작 재개봉’ 붐. 과거를 현재로 소환하는 이 현상은 그저 향수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영화 산업과 관객 사이에 놓인 공백을 메우려는 하나의 문화적 시도다.

명작 재개봉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의 힘’을 빌린 감정 회복이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 는 전쟁이라는 참혹한 현실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성과 희생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시네마 천국> 은 영화 자체에 대한 오마주로, 누군가의 어린 시절과 꿈, 이별, 그리고 그리움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이처럼 ‘클래식’은 시대를 초월해 관객의 감정을 건드릴 수 있는 힘을 지닌다. 특히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통해 선명해진 화면과 향상된 음향은, 과거의 감동을 현재의 기술로 재현하며 또 다른 감동을 안긴다.

산업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신작 개봉이 어려운 시기, 검증된 콘텐츠의 재개봉은 수익 리스크를 낮추고 극장의 콘텐츠 라인업을 채워주는 안정 장치가 된다. 팬덤을 형성한 고전 영화들은 일정 수요가 보장되고, 마케팅 측면에서도 ‘레트로 감성’을 내세운 재개봉은 SNS 공유를 통해 젊은 관객층에게도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하지만 명작 재개봉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고전을 반복 소비하는 흐름이 신인 감독이나 참신한 기획의 신작들에게 설 자리를 좁힐 수 있다는 우려다. 또한 일부 영화관에서는 재개봉을 단순한 ‘상품’으로 소비하며, 영화에 대한 깊은 존중 없이 흥행만을 목적으로 상영하는 경우도 있다. 콘텐츠 다양성의 측면에서도 고전 편중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오히려 문화적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시 고전을 보고 있다. 그것은 단순히 예전 영화를 ‘또 보는 것’이 아니다. 바쁘게 흘러가는 시대 속에서 멈춰 서서, 우리가 왜 영화를 좋아하게 되었는지, 어떤 감정이 우리를 지금까지 이끌어왔는지를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명작은 단순히 시간이 흐른 영화가 아니다.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이야기다.

극장은 지금, 과거라는 필름을 돌려 우리에게 잊고 있던 감정을 상기시킨다. 그리고 그 감정이, 오늘날의 관객에게 더없이 필요해진 순간, 명작은 다시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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