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도 벌써 6월 말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됐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5일 서울 잠실구장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기도 예정된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경기도 비로 취소됐다.
주 6일 열리는 프로야구 경기는 날씨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키움 히어로즈의 홈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을 제외하곤 굵은 빗줄기를 당해낼 수가 없다.
그렇다고 마냥 경기를 취소할 순 없는 노릇이다. 하절기인 6~8월에는 더블헤더를 실시하지 않는 만큼 취소된 경기는 시즌 막판 추후 편성된다.
포스트시즌(PS)에 들어가기 전에 잔여 경기를 모두 치러야 하는 만큼 한국야구위원회(KBO)로서도 쉽게 경기 취소를 결정할 수 없다. 그렇다고 궂은 날씨 속에 경기를 방치할 순 없다.
특히 이미 경기가 시작된 경우 양 팀이 선발 투수를 소모한 만큼 노게임 선언은 모두에게 환영받을 순 없다. 어떻게든 5회 이상 끌고 가 강우 콜드게임을 선언하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아무리 5회를 지났다 하더라고 두 팀이 1~2점 차 접전을 벌이고 있었다면, 그리고 밀리고 있는 팀이 리그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다면 섣부른 콜드 선언에는 큰 반발이 따를 수 있다.
실제 지난 24일 서울 잠실구장(SSG 랜더스-두산 베어스)과 수원 KT위즈파크(LG 트윈스-KT 위즈)에서 열린 두 경기는 같은 상황에도 다른 결정이 내려졌다.
당시 두 경기는 모두 6회초를 마친 뒤 오후 8시20분께 우천으로 중단됐다. 현장에선 30분 이상 상황을 지켜보고 재개 여부 결정해야 했다.
두산이 SSG를 상대로 초반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5-0까지 점수 차가 벌어졌던 잠실에선 경기 중단 1시간이 안 된 오후 9시19분께 강우콜드 게임이 선언됐다.
하지만 수원에선 경기 중단 전까지 KT가 LG에 1-0으로 근소하게 앞서고 있었다.
밀리고 있던 LG가 선두 한화 이글스를 1게임 차로 뒤쫓고 있던 만큼 현장에선 더욱 신중하게 논의를 펼쳤다.
결국 경기 중단 1시간35분이 지난 오후 9시55분께 수원 경기는 6회말부터 다시 시작됐고, KT는 점수 차를 벌려 5-0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는 오후 10시56분에서야 종료됐다. 대부분의 관중들은 자리를 떠난 후였다.
올 시즌 강우콜드 게임은 총 5차례 있었다.
지난 4월12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경기는 경기 막판인 8회초 거센 빗줄기와 함께 중단됐다.
당시 롯데가 2-0으로 이기고 있었고, 진행 중이던 8회초에서도 1사 1루로 유리한 상황을 잡고 있었음에도 1시간11분이나 기다린 끝에 콜드게임이 선언됐다.
4월19일 한화 이글스는 5회 만에 강우콜드로 NC를 7-2로 꺾었고, 지난달 23일 잠실에선 1-1로 맞서던 NC와 두산은 연장 10회를 앞두고 승부를 내지 못했다.
지난 13일 홀로 열렸던 창원 KIA 타이거즈와 NC의 경기는 5회 만에 4-1 NC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물론 현장 날씨 변동 여부가 콜드게임 선언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지만, 3점 차 이내 상황에선 어느 한 팀의 승리를 미리 단정하기 쉽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재개하더라도 양 팀은 더 많은 투수들을 소모해야 하며, 주루 과정에서 부상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으니 말 그대로 진퇴양난이다.
그럼에도 날씨는 거스를 수 없고, 선수들의 부상 방지, 그리고 관중들의 쾌적한 관람을 위해서 적절한 결단은 필요하다.
'만약'이란 것이 없는 야구라 하더라도 '혹시'라는 가능성은 최소화해야 한다. 결국 선수단이 할 수 있는 방법은 초반부터 승기를 잡는 것밖에 없다.
날씨가 불안할수록 안정적인 선발진과 파괴력 있는 거포를 소유한 팀의 힘은 더욱 강력해진다.
장마가 길어질수록 경기 막판 역전 찬스는 더욱 쉽게 오지 않는다.
궂은 날씨 속에서도 경기 초반 어떤 팀이 더 집중력을 발휘하는 지가 그날의 결과를 크게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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