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 한국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반찬이다. 밥 한 술에 김 한 장을 곁들이면 간단하지만 든든한 한 끼가 된다.
보통은 마트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조미김을 가장 많이 먹는다. 낱장으로 잘라 포장된 형태로, 별다른 조리 없이 바로 꺼내 먹을 수 있어 편리하다. 이처럼 가공된 김에 익숙하다 보면 정작 김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조리하면 더 좋은지도 잘 모른다.
하지만 김은 조리 방식에 따라 영양 성분이 크게 달라지는 식품이다. 말려서 먹느냐, 굽느냐, 기름과 소금을 추가하느냐에 따라 영양소의 손실 여부가 달라진다.
그렇다면 김을 영양소 손실 없이 먹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알아본다.
구울수록 줄어드는 아미노산
2014년 황은선 한경대 영양조리과학과 교수가 대한급식신문과 진행한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김을 어떻게 조리하느냐에 따라 아미노산 함량에 큰 차이가 생긴다.
황 교수는 말린 김,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지 않고 구운 김, 마른 김에 참기름을 바르고 소금을 뿌려 구운 김의 영양성분을 비교했다. 그 결과, 마른 김에선 13종의 아미노산이 검출됐지만 구운 김과 조미 김에선 아미노산이 이보다 적게 검출됐다.
그 이유는 조리 과정에서 가열로 인해 일부 성분이 분해되거나 손실되기 때문이다. 특히 기름을 바르고 구울 경우 아미노산뿐 아니라 단백질 구조에도 영향을 미친다. 조리 온도가 높을수록 변형은 커진다.
김의 풍미를 결정하는 성분들도 조리에 따라 변한다. 마른 김은 글루타민산, 아스파르트산처럼 감칠맛을 내는 아미노산이 가장 풍부했다.
여기에 알라닌, 글리신, 세린, 트레오닌처럼 단맛에 기여하는 아미노산도 다량 들어 있어 김 고유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조미 김이나 구운 김은 조리 과정에서 아미노산 함량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김의 깊은 맛도 약해진다.
무기질 함량도 더 높은 '마른 김'
김은 기본적으로 무기질이 풍부한 식재료다. 그중에서도 마른김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인다. 칼륨, 인, 칼슘, 나트륨뿐 아니라 아연, 니켈, 코발트 같은 미량 원소까지도 마른김에 많이 들어 있다.
반면 조리 과정, 특히 열을 가하는 단계에서 이들 무기질도 줄어든다. 실제로 구운 김과 조미 김에서는 칼슘과 칼륨 수치가 낮게 나왔다. 다만 구운 김이라고 해서 무기질이 부족한 음식은 아니다. 김 자체가 원래 무기질 함량이 높아, 일정 부분 줄어들더라도 여전히 다른 식품에 비해서는 풍부한 편이다.
구운 김보다 조미 김이 더 문제가 되는 이유는 별도로 첨가되는 지방과 나트륨 때문이다. 조미 김은 대부분 참기름이나 식용유를 바른 뒤 소금을 뿌려 굽는다. 이 과정에서 기름과 소금의 함량이 크게 늘어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조미 김 100g에는 지질이 49.2g, 나트륨이 1299mg 들어 있다. 무게의 절반이 기름 성분이라는 얘기다. 나트륨도 하루 섭취 기준치를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수준이다.
반면 마른 김밥용 김은 지질 2.8g, 나트륨 903mg이다. 조미김과 비교하면 지방은 1/17 수준이며, 나트륨도 400mg 이상 낮다.
맛과 영양, 둘 다 챙기는 방법
건강을 생각한다면 마른 김을 사서 직접 구워 먹거나 소금만 살짝 뿌려 먹는 방식이 가장 좋다. 아미노산과 무기질도 지킬 수 있고, 필요 이상으로 기름이나 소금을 섭취하지 않아도 된다.
고소한 풍미가를 포기하기 어렵다면, 참기름을 얇게 바른 뒤 소금을 약간 뿌려 구워도 된다. 이때도 기름은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약불에서 짧은 시간만 굽는 것이 좋다.
조미 김을 선택할 경우엔 영양성분 표시를 잘 살펴야 한다. 나트륨과 지방 함량이 낮은 제품을 고르면 부담을 덜 수 있다. 식습관 전체를 바꾸기 어렵다면 김부터 바꿔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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