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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 미팅. 이재명 대통령은 모두발언 도중 행사장 밖에서 항의하던 한 시민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이 행사장에 입장을 하기 전에 자신의 주장을 큰 소리로 펼쳤던 사람이었다. 행사 관계자는 그 사람도 들어와 있다며 이 대통령을 안심시켰다.
이후 타운홀 미팅도 격식 없이 진행됐다. 광주 군공항 이전에 대한 대통령실 내 담당자를 즉석에서 지정하는 등 파격 소통이 이어졌다. 평소 격이 없는 대화와 토론을 선호하는 이 대통령 스타일 그대로였다. 이 대통령이 말하는 도중 누군가가 불쑥 끊고 들어와 정정을 해주기도 했다. 기존에 봤던 ‘대통령의 일방 통행’이 아닌 ‘직접 청취’로 읽힐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뿐일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용 정도를 보면 이전 대통령들의 수준을 넘어선다. 이 대통령은 페이스북, X(옛 트위터) 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도 그날의 국정 성과를 알린다. ‘국민여러분께 보고드립니다’로 시작하는 국정 보고는 쉬운 언어로 쓰여져 있다. 되도록 많은 이들이 이재명 정부의 국정 성과를 접하길 바라는 눈치다.
대통령실 직원들, 기자들과도 격이 없는 소통을 한다. 취임 일주일 만에 기자실로 내려온 이 대통령은 자리에 있던 기자들과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눴다. 의례적인 장소에서 형식적으로 만났던 것과 분명 달라 보인다. 한 대통령실 인사는 “불통 이미지였던 전임 대통령과 반대로 가려는 것”이라면서도 “소통 행보만큼은 높이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시도에 대해 “아직 초반이다”라는 시선도 있다. 대통령이 되면 누구나 초반에는 국민들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신선한 모습을 보이려고 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소통강화’를 명분으로 용산 대통령실 이전을 강행했다. 정도의 차이가 있었을 뿐 거의 모든 대통령이 임기 초반에는 소통을 강조했다. 이후 임기 후반으로 갈 수록 이들과의 직접 소통은 줄었고 대통령은 고립됐다.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순간부터 ‘심리적 거리’도 멀어졌다.
혹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진짜 시험대는 ‘앞으로’라고 말했다. 국민과 마주 앉은 대통령의 마이크가 앞으로도 계속 켜지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지속가능한 소통’ 기조가 유지될 수 있다면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도 ‘성공’에 가깝다는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소외된 시민의 한마디도 허투루 듣지 않는 대통령의 모습을 임기 말에도 볼 수 있었으면 한다. 이재명 정부의 진정한 소통력은 그때 비로소 발휘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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