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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지도자들이 중동 분쟁으로 인해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났다”며 “수년간 중단됐던 프로젝트 ‘시베리아의 힘-2’가 재가동할 가능성이 생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시베리아의 힘2’로, 2019년 완공된 ‘시베리아의 힘’을 잇는다. ‘시베리아의 힘2’는 연간 최대 500억억입방미터(bcm)의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몽골을 가로질러 중국으로 수송하는 대형 사업이다. 이는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의 수송량(550억bcm)과 맞먹는 규모다. 그동안 비용·지분 구조 등을 둘러싼 양국의 이견과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 심화에 대한 중국의 우려 등으로 사업은 수년간 진전되지 않았다. 최근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국이 중동산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에 대한 신뢰를 재고하게 된 것이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인 리스타드 에너지에 따르면 중국은 약 30%의 천연가스를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형태로 수입하고 있으며, 이는 이란이 위협 카드로 내세우는 호르무즈 해협을 경유한다. 또한 중국의 독립 정유사들은 저렴한 이란산 원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석유 수출량의 90% 이상이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로부터의 원유 수입도 늘릴 계획이다. 현재 중국 원유 수입의 약 20%는 러시아산이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외화가 절실한 러시아는 중국과의 에너지 거래 확대를 강하게 원하고 있다.
독일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센터의 알렉산더 가부예프 소장는 “중동 상황이 매우 불안정하고 예측 불가능하다는 점이 중국 지도부에 지상 수송관의 안정성이 지닌 지정학적 이점을 일깨워주고 있다”며 “이는 러시아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중국은 이제 이란에서 계속 석유를 살 수 있다”며 “바라건대 그들(중국)은 미국산 원유도 많이 사들이길 바란다”고 썼다.
이 같은 발언이 이란 원유 수출 제재 해제를 시사했다는 분석에 대해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석유 수송의 중단을 막았다는 사실을 환기시킨 것일 뿐”이라면서 “대통령은 중국에 제재를 위반하는 이란산 석유를 살 것이 아니라 미국산을 살 것을 계속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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