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엔 기온이 올라가면서 밤잠 설치는 날이 늘어난다. 창문을 열어도 더운 공기는 그대로고, 잠을 설치다 보면 어느새 아침이 밝는다. 이럴 때 과일 하나로 수면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다. 여름 제철을 맞은 체리다. 전문가들은 체리가 수면 개선, 염증 완화, 혈당 안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 항산화, 근육 회복, 피부 보호까지 포함하면 체리는 여름철 건강 관리에 딱 맞는 과일이다.
수면 호르몬 풍부한 체리
체리는 멜라토닌이 풍부한 과일이다. 멜라토닌은 사람의 수면 주기를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체내에서 어두워질수록 분비가 늘어난다. 체리 100g당 평균 13.5나노그램의 멜라토닌이 들어 있어, 같은 양의 바나나나 포도보다 높은 수치를 가진다. 실제 미국 루이지애나 주립대 연구팀은 체리를 섭취한 실험 참가자들이 수면 시간이 늘고 수면의 질이 향상됐다고 발표했다.
트립토판과 세로토닌도 들어 있다. 트립토판은 체내에서 세로토닌으로 전환되고, 세로토닌은 다시 멜라토닌으로 바뀌어 수면 유도에 관여한다. 이 흐름을 자연스럽게 연결해주는 과일이 체리다.
염증·혈당·근육통까지… 체리가 몸에 주는 변화들
체리는 항염 성분인 안토시아닌이 풍부하다. 체리의 붉은색을 내는 안토시아닌은 활성산소를 억제하고 염증 반응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미국 미시간대학교 연구에서는 체리를 3주간 꾸준히 섭취한 사람들의 체내 염증 수치(CRP)가 낮아졌다는 결과도 나왔다. 특히 통풍 환자에게 체리는 예외적으로 권장되는 과일이다. 통풍은 요산 결정이 관절에 쌓여 생기는 질환인데, 미국 로마린다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체리는 요산 수치를 낮추고 통증 발작 빈도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
혈당 조절이 필요한 사람도 체리를 비교적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체리의 혈당지수(GI)는 22, 혈당 부하 지수(GL)는 23으로 낮은 편이다. 일반 성인은 하루 10~15알이 적당하며, 당뇨 환자, 어린이, 저체중자는 10알 이하가 적당하다.
체리는 운동 후 회복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강도 높은 운동 뒤 생기는 근육통이나 염증 반응을 줄이는 데 항산화 성분이 작용해 회복에 도움을 준다. 마라톤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체리를 섭취한 그룹은 근육통 지속 기간이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세포 노화 억제와 피부 보호에도 도움이 된다. 자외선에 노출되기 쉬운 여름철, 꾸준한 체리 섭취는 피부 건강 유지에도 효과적이다.
체리 섭취 시 주의할 점
체리의 장점이 많다고 해도 과하면 독이 된다.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씨앗이다. 체리 씨앗에는 ‘아미그달린’이라는 독성 물질이 소량 들어 있다. 깨물거나 삼켰을 경우 체내에서 청산가리로 전환돼 위협이 될 수 있다. 한두 알 정도는 문제가 없지만, 대량으로 삼켰을 경우 메스꺼움, 현기증, 호흡곤란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반드시 씨를 제거하고 먹어야 한다.
또한 건조 체리, 설탕 절임 형태의 체리는 피해야 한다. 건조하거나 절인 체리는 당도가 높고, 제조 과정에서 방부제나 첨가물이 들어갈 수 있다. 당분이 높으면 혈당 조절이 어려워지고, 염증 반응도 유발할 수 있다.
몸에 좋다는 이유로 한꺼번에 많이 먹는 것은 오히려 설사, 복통, 위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위장이 민감한 사람은 체리를 소량만 먹으며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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