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수도권에서는 주택가격이 오히려 하락 흐름을 보이면서 부동산 시장 양극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6월 셋째 주(16일 기준)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경기도 평택의 아파트 매매가는 연초 대비 무려 3.6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안성(-2.62%), 이천(-2.38%), 김포(-2.27%) 역시 2% 이상 내렸다.
반면에 서울과 인접한 성남 분당구(2.77%), 용인 수지구(2.44%)는 같은 기간 상승세를 보이며 대조적인 흐름을 나타냈다.
문제는 이러한 경기도 지역의 부동산 흐름이 미분양 물량 증가로 인해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평택은 신축 아파트 공급이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수요가 따라주지 않아 '미분양 도시'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3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 6만8,920호 중 경기도에만 1만3,527호(19.6%)가 몰려 있다. 이 중 평택시의 미분양 물량은 5,281호로, 수도권 내 최다를 기록했다.
KB부동산의 주간 통계에서도 이 같은 상황은 여실히 드러난다. 6월 19일 기준 전국에서 가장 큰 아파트 매매 시세 하락률을 기록한 지역이 바로 평택이었다. 단 일주일 만에 가격이 0.35% 떨어진 것이다.
하락세의 배경에는 미분양 물량뿐 아니라 대규모 신규 택지 개발의 부진도 있다. 평택 도일동·장안동 일대에 조성 중인 '브레인시티'는 산업단지와 주거시설이 함께 조성되는 복합개발지로 기획됐지만, 교통망 미비와 주거 선호도 저조로 인해 분양 흥행에 실패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공급에 나선 '브레인시티 10블록 앤네이처 미래도'는 전용 84㎡ 기준 분양가를 4억7,000만~4억9,520만 원으로 책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실시한 1396가구 모집 청약에서 96명만 신청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7월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되면 추가 하락 불가피해
특히 해당 단지는 인근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5억원대라는 점을 감안해서 4억원 중후반대 가격으로 공급을 진행했지만, 냉담한 시장 반응에 크게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과거 분양됐던 '브레인시티 수자인' 역시 5억 원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미계약 물량이 적지 않다. 500만 원 정액제 계약금 등 각종 마케팅 전략에도 수요자들은 여전히 외면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외국인학교, 특목고 등 풍부한 인프라를 갖춘 고덕국제신도시의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달 공급 예정인 '평택 고덕 A48 금성백조 예미지'는 '선시공 후분양' 방식을 채택했지만, 당장 내년 8월 입주를 앞두고 있어 분양 리스크가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러다가 추가적인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오는 7월부터 스트레스 DSR 3단계가 확대 시행되면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드는데 그에 따른 수요 위축이 하방 압력을 가중시킬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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