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국민 10명 중 4명이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취제·최면진정제·ADHD 치료제 등 사용이 급증하면서 마약류 의약품이 질환 치료를 넘어 일상 진료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과 2024년 한 해 동안 의료용 마약류의 처방·조제 실태를 담은 ‘의료용 마약류 취급현황 통계’를 발표했다고 24일 밝혓다.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한 빅데이터 분석 결과 국민 2001만명이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10명 중 4명이 해당하며 1인당 평균 96개에 달하는 약물이 처방됐다.
의료용 마약류 사용은 해마다 증가세다. 전체 처방량은 19억2663만 개로 5년 전 대비 약 10% 늘었다. 마취제 ‘프로포폴’과 최면진정제 ‘미다졸람’ 처방환자가 각각 1132만명, 764만명에 달해 수면내시경 등 비수술 진료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령별로는 50대가 전체의 20.8%(415만명)로 가장 많았고, 60대(19.7%), 40대(19.1%)가 뒤를 이었다. 40대~60대가 전체 처방 환자의 59.5%를 차지했다. 식약처는 “고령화에 따른 질병 증가와 수면내시경 등 진료 패턴 변화가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주목할 점은 소아·청소년층에서 ADHD 치료제 사용이 가파르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0~19세 ADHD 환자 수는 2020년 5만9000명에서 2023년 11만8000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ADHD 치료제 처방량은 5년 새 139.2% 증가한 9020만 개를 기록했다. 처방량 증가율은 전체 효능군 중 가장 높다.
효능군별로는 항불안제가 9억2121만 개로 가장 많았고, 최면진정제(3억1222만 개), 항뇌전증제(2억4614만 개), 식욕억제제(2억1924만 개)가 뒤를 이었다. ADHD 치료제를 제외하고 최근 5년간 유일하게 감소한 효능군은 식욕억제제로 처방량이 2억5371만 개에서 2억1924만 개로 13.6% 줄었다.
통제 강화 정책의 효과도 일부 나타났다. 대표적 통제 대상인 펜타닐(정·패치)의 처방량은 2020년 930만 개에서 2024년 739만 개로 20.6% 감소했다. 환자 수는 2.3만명에서 2.1만명으로 줄었고, 패치 처방량은 9.3% 하락했다. 식약처는 “펜타닐 투약내역 사전 조회 의무화, 오남용 알리미 도입 등 제도 효과”라고 설명했다.
의료용 마약류를 취급하는 약국·의료기관 등은 총 4만8417개소로 2020년(4만4855개소) 이후 꾸준히 늘었다. 마약류를 실제 처방한 의료인은 11만4108명으로 전년보다 95명 증가했다.
2024년 한 해 동안 국내 마약류 생산량은 16억6107만 개, 수입은 2억9075만 개, 수출은 1426만 개로 집계됐다. 생산량과 수입량은 전년보다 줄었고, 수출은 소폭 늘었다.
식약처는 “의료용 마약류 처방 데이터 약 1억3000만 건을 기반으로 오남용 예방 및 처방 관리에 더욱 힘쓰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통계는 국가통계포털(KOSIS)에서 열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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