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태하 기자] 노동계와 경영계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여부를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노동계는 1만1500원을 주장하고 있지만 경영계는 현 1만30원 동결로 맞서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최저임금 결정인 만큼 향후 새 정부의 노동 정책 방향의 가늠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는 가운데, 노동·경영계가 오는 26일 열릴 제7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1470원이라는 간극을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노동계는 고물가·저성장 기조 속에 실질임금 회복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은 “최저임금 인상은 단순한 임금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이자 인간다운 삶을 위한 장치”라며 “저임금 노동자의 소비지출 증가로 내수 확대와 중소상공인의 매출 증진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최저임금의 구분 적용은 저임금 구조를 고착화시키고 빈곤과 불평등을 심화시킬 뿐이라는 것이다.
반면 경영계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지불 여력을 고려해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와 같은 1만30원으로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용자위원들은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이미 실질 최저임금은 1만2000원을 넘어섰고, 노동계가 요구한 1만1500원은 사실상 1만3800원에 해당한다”며 “이는 사업을 접으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반발하고 있다.
경영계가 줄곧 주장해오던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이 이미 부결된 상황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현안 대응과 중장기 제도 개선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양근원 경총 임금HR정책팀장은 “현재 최저임금 수준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업종이 다수 존재하며 최저임금 논의는 이들 업종의 현실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숙박·음식업 등은 부가가치가 낮고 미만율이 30%를 넘는 등 구조적으로 취약한 상황이라, 이들의 부담을 고려하지 않은 인상 논의는 현실과 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숙박·음식업 등 저생산성 업종의 현실을 반영한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지속해서 견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정 시한인 29일을 사흘 앞둔 가운데 열리는 26일 제7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는 사실상 노동계와 경영계의 마지막 협상 기회로 여겨지지만, 업계에선 법정 기한 내 결론 도출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저임금위원회가 법정 시한을 지킨 사례는 1988년 제도 도입 이후 단 9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드물고, 최근 몇 년간은 노사 간 합의 없이 공익위원 주도의 조정안 표결로 귀결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제도가 도입된 이후 법정시한에도 불구하고 노사 간 입장 차이가 첨예해 논의가 지연되는 경우가 다반사였으며, 올해도 7월 초까지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현실적인 협상 일정을 감안할 때 법정 기한 내 결론 도출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지는 이번 최저임금 결정은 향후 노동정책 전반의 방향성을 가늠할 시험대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공익위원 구성이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지만, 노동 존중을 내세운 현 정부의 철학이 위원회 내부에도 영향을 미쳐 보다 균형잡힌 심의가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번 회의에선 예년보다 이른 시점에 최초요구안이 제출됐고, 경영계도 절차에 적극 임하며 예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친노동 기조는 최근 고용노동부 장관 인선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민주노총 출신 인사가 장관 후보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노동 현장을 경험한 전문가가 정부 정책을 이끌게 됐다는 점에서 노동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반면 경영계는 친노동 정책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하는 모습이다. 향후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에서 실질적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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