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되면 욕실이나 싱크대에서 올라오는 냄새가 유독 더 심하게 느껴진다. 공기가 눅눅해지면서 하수구 속 냄새가 금세 퍼지고 잘 빠지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싱크대, 세면대, 욕실 하수구에서 올라오는 냄새는 집 안을 더 답답하게 만든다. 탈취제를 써도 금세 다시 올라오는 이 냄새는 결국 하수구 안에 남은 찌꺼기와 세균이 원인이다.
이 찌꺼기와 세균을 없애려면 근본적인 청소부터 시작해야 한다. 괜히 고무장갑 끼고 손 넣어 긁어낼 필요도 없다. 집에 있는 재료만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청소법 4가지를 소개한다.
1. 시작은 거름망 청소
하수구 냄새는 대부분 거름망에서 시작된다. 세면대, 싱크대, 욕실처럼 물을 자주 사용하는 곳일수록 머리카락, 음식물 찌꺼기, 기름, 비누 찌꺼기 등이 빠르게 쌓인다. 눈에 보이는 찌꺼기만 건져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틈 사이나 아래쪽에 남은 오염물이 썩기 시작하면 냄새가 올라오고, 물 빠지는 속도도 느려질 수 있다.
거름망 청소는 단계별로 차근히 하는 게 좋다. 먼저 고무장갑을 끼고 거름망을 조심스럽게 분리한 뒤 따로 떼어낸다. 기름때나 비누 찌꺼기가 많은 경우엔 뜨거운 물에 주방세제를 풀어 10분 정도 담가두면 눌어붙은 때가 불면서 잘 떨어진다. 그다음 베이킹소다를 뿌리고 식초를 부어 거품을 만든 뒤 칫솔이나 수세미로 문지르면 찌든 때까지 깔끔하게 닦을 수 있다. 세척을 마친 거름망은 키친타올로 물기를 닦고, 바람 잘 드는 곳에 10분 이상 말려 충분히 건조하는 게 중요하다.
2. 마른 하수구엔 물 붓기
대부분의 하수구는 아래쪽이 S자 모양으로 휘어 있다. 이 굽어진 구간을 ‘트랩’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에 고여 있는 물이 하수 냄새가 실내로 올라오는 걸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이 물이 말랐을 때다. 장시간 외출했거나, 평소 사용을 하지 않는 공간이거나, 바닥 난방으로 온도가 높아진 경우엔 물이 자연스럽게 증발하면서 트랩이 마를 수 있다. 이렇게 물막이가 사라지면 하수구와 연결된 배관을 타고 냄새가 그대로 올라온다.
해결법은 간단하다. 하수구 입구에 따뜻한 물을 부어주면 아래쪽 트랩에 물이 다시 채워져 냄새를 막을 수 있다. 여기에 주방세제나 식초를 몇 방울 떨어뜨리면 살균 효과까지 더해져 냄새 예방에 도움이 된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 욕실 구석 하수구나 베란다 쪽 하수구처럼 물이 쉽게 마르는 곳엔 실리콘 뚜껑이나 덮개를 덮어두는 것도 좋다.
3. 베이킹소다로 깊은 곳까지 세척
표면만 닦아낸다고 냄새가 완전히 사라지진 않는다. 하수구 속 배관 벽면에는 기름때, 음식물 찌꺼기, 비누 찌꺼기 등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럴 땐 베이킹소다와 뜨거운 물, 주방세제로 청소해야 한다.
다 쓴 참치캔이나 작은 금속 용기에 베이킹소다 한 컵과 주방세제 한 스푼을 넣어 섞는다. 이 용기를 그대로 하수구 안쪽에 넣은 뒤, 뜨거운 물 1리터를 천천히 부어준다. 캔 안에서 베이킹소다와 세제가 반응하며 거품이 생기고, 이 거품이 배관 깊은 곳까지 퍼지면서 기름때와 찌든 찌꺼기를 불려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약 5분 정도 지난 뒤 하수구 입구를 솔이나 수세미로 문질러 오염물을 제거하고, 다시 따뜻한 물로 헹궈 마무리한다. 특히 싱크대처럼 기름이 자주 쌓이는 곳은 이 방법을 주 1회 반복하면 냄새와 막힘을 줄일 수 있다.
단, 끓는 물은 피하는 게 좋다. 온도가 너무 높으면 플라스틱 배관이 휘거나 이음새가 손상될 수 있어, 손을 담갔을 때 뜨겁다고 느껴지는 정도(50~60도 내외)가 적당하다. 또한 청소 중에는 창문을 열거나 환풍기를 돌려 환기를 시켜주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 뜨거운 물과 세제가 반응하면서 냄새가 올라올 수 있고, 하수구 속 찌꺼기가 분해되면서 생기는 가스가 실내에 머무르면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
4. 알루미늄 포일로 세균 번식 막기
청소를 자주 하긴 어렵다면, 평소에 냄새가 다시 올라오지 않도록 예방하는 방법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알루미늄 포일을 손으로 작게 뭉쳐 탁구공 크기의 공을 만들고, 하수구 안쪽 깊은 곳에 살짝 넣어둔다. 물이 흐르면서 알루미늄에서 소량의 금속 이온이 방출되는데, 이 이온이 세균 번식을 억제하고 냄새 원인을 줄여준다. 실제로 이 원리는 정수기나 대형 물탱크 위생 관리에도 쓰인다.
물이 고이지 않도록 물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위치에 넣는 게 중요하고, 너무 크지 않게 뭉쳐 넣어야 한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교체하면 위생 상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오래 비워둔 욕실이나 손 잘 안 가는 하수구에는 냄새 예방 효과가 크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