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고예인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재계가 전례 없는 대규모 투자에 시동을 걸고 있다. LG그룹이 새 정부 1호 조 단위 투자를 단행한데 이어 최근 SK그룹도 대규모 투자 계획을 속속 내놓으며 경기활성화의 신호탄을 쏘아올리고 있다.
정부는 첨단전략산업 보조금 및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며 기업 투자를 유도하고, 재계는 정부의 정책 방향성에 투자 보따리를 풀며 정부의 정책 방향과의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李정부 첫 대규모 민간 투자기업” LG의 리쇼어링, 조 단위 투자
가장 먼저 투자에 나선 기업은 LG그룹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조 단위 대규모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 17일 LG디스플레이는 경기도 파주 사업장을 중심으로 차세대 OLED 설비에 총 1조260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 중 약 7000억원을 파주에 집중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투자는 2025년 6월부터 2027년 6월까지 약 2년에 걸쳐 진행되며 OLED 신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설비 등 인프라 구축에 집중된다. 특히 이번 투자 자금은 중국 광저우 LCD 공장 매각 대금(2조2466억원) 중 일부로 사실상 리쇼어링(해외 생산시설의 국내 복귀) 사례다.
LG는 이번 투자로 ‘이재명 정부 첫 대규모 민간 투자기업’이 됐다. 업계에서는 LG의 이번 투자를 ‘새 정부에 대한 화답’이자 정책 방향성에 보조를 맞추는 전략적 결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투자는 단순한 설비 확충을 넘어 장비·부품·소재업계의 연쇄 수주와 파주 지역 고용 활성화, 연관 산업 전반에 긍정적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디스플레이 산업이 최근 원가경쟁 압박, 수요 정체, 글로벌 공급망 교란 등 복합 위기를 겪으면서 투자 위축과 고용 축소가 이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투자는 산업 전환의 신호탄으로 평가받는다.
◆신정부 ‘AI 3강 도약’ 보폭 맞춘 SK...82조 투입해 AI 4차 도약 추진
SK그룹도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SK는 미국 아마존웹서비스(AWS)·울산시와 협력해 울산에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에 7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정부의 ‘AI 100조 투자’ 정책과도 맞닿아 있으며 AI 산업의 인프라 강화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한다.
AI 데이터센터 구축은 향후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디지털 신산업의 기반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SK그룹의 투자는 국내 AI 산업 생태계 조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울산 AI DC 구축은 물리적 인프라 조성을 넘어 SK가 추구하는 AI 중심 경영 패러다임의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SK그룹은 그룹 내 통신·반도체·에너지·건설 등 역량을 총 결집해 7조원을 이상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 현대차 등 핵심 사업 추가 투자 관심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 역시 반도체와 바이오 등 핵심 사업에 대한 추가 투자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정부의 반도체 산업 지원 정책과 맞물려 첨단 메모리 중심의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에 각각 사상 최대인 35조원, 53조6천억원을 썼으며 올해도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 바이오, 신성장 IT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반도체는 글로벌 AI 수요 증가에 따라 투자 확대가 예상되는 분야로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등 핵심 사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24조3천억원을 국내에 투자하겠다고 연초에 밝힌 바 있다. 이들 기업들은 정부의 국가첨단전스트산업 관련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향후 투자 시점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재계의 투자 상황을 종합해보면 AI, 반도체, 디스플레이, 바이오 등 첨단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집중됨을 알 수 있다. 특히 AI는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100조 원을 투자하는 등 전 산업에 걸친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투자가 이어지고 있으며 바이오·제약 산업도 국가 투자 확대와 보상 체계 개편 등 정부 정책에 힘입어 투자 확대가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재계의 투자 물결은 지역 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앞으로도 정부와 민간의 협력이 강화되면서 첨단산업 중심의 투자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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