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기존 이용자 공백 없이 더 두텁게 지원"…센터 종사자 등은 반발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위기청소년 지원기관인 서울시립십대여성건강센터 폐쇄 결정에 대한 센터 종사자들의 반발에도 서울시가 운영 종료 후 신규센터 설치 입장을 공식화했다.
서울시는 민간위탁으로 운영해 온 십대여성건강센터를 7월 4일 위탁 기간 만료에 따라 종료하고, 내년에 위기 청소년의 통합지원이 가능한 신규 센터를 새롭게 출범한다고 24일 밝혔다.
시는 가출·성매매 위기 십대여성의 건강·의료 지원을 위해 2013년 십대여성건강센터를 민간위탁으로 설치·운영해왔다.
그러나 여러 이유로 기존 시설을 그대로 운영할 수 없어 정비가 필요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에 따르면 우선 기존 위기청소년 지원시설과의 유사 기능 수행으로 인해 외부 위원들이 참여하는 지방자치단체 주요재정사업 평가에서 '미흡(60점)' 평가와 함께 '지원시설 간 기능 유사성 재조정 필요 및 위탁기관 적절성을 원점에서 검토할 것'을 권고받았다.
또 최근 3년간의 지원 실적이 대부분 정보·기초생활물품 지원에 치중(73.4%)돼 있고 필수 기능인 의료·건강지원 비중은 26.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조직 내 반복된 인사 갈등과 회계 부정, 민간위탁 규정 위반 사례가 다수 확인돼 센터 운영의 투명성과 신뢰성이 손상됐다고 시는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수탁법인인 막달레나공동체는 센터 내부 갈등 및 조직 운영의 어려움, 사례관리 부재 등의 사유로 재위탁 종결 의사를 지난 3월 서울시에 통보했다.
시는 센터 종료 후 신규 통합지원센터를 열기 전까지 위기 청소년을 위한 의료·상담기관 15곳과 연계하는 등 의료 지원 공백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기존 센터 이용자의 상담·진료 기록은 피해자 보호 및 증거 보존 차원에서 원본으로 반환받아 시에서 보관·관리하고, 민간위탁 종료 후 이용자가 요청하면 시가 본인 확인 후 직접 제공할 예정이다.
신규 통합지원센터는 최근 아동·청소년의 온라인 성착취 문제의 심각성을 반영해 인공지능(AI)으로 위기 청소년을 조기 발견하는 기능과 긴급구조, 의료 지원 등 현장 접근성 기능을 종합적으로 갖추도록 준비 중이다.
특히 기존의 주간 위주의 의료 지원에서 벗어나 위기 청소년의 특성에 맞게 24시간 상담과 진료가 가능해진다고 시는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센터 보호 이후에도 쉼터, 상담소 등으로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통합지원 시스템을 통해 위기 청소년의 실질적인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센터 종사자와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서울시립십대여성건강센터 나는봄 폐쇄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일방적인 폐쇄 결정으로 십대 여성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계획 철회를 요구해왔다. 공대위는 전날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 신청을 했다.
bryoon@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