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과학원 특허 등록…"한반도 자생종 유전적 순도 확보에 기여"
(대전=연합뉴스) 이은파 기자 =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한반도 자생종인 잎갈나무와 일본에서 도입된 낙엽송(일본잎갈나무), 두 수종 교잡으로 생긴 종간 교잡종을 어린 시기부터 구분할 수 있는 '모계 유전 기반 DNA 분석기술'을 개발해 특허 등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기술은 식물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 DNA 정보를 분석해 씨앗이나 어린나무의 엄마나무가 한반도 자생 잎갈나무인지 아닌지를 정확하게 판별하는 기술이다.
잎갈나무처럼 바늘잎을 가진 침엽수의 경우 미토콘드리아 DNA가 오직 엄마나무에서만 유전되는 만큼 이 정보를 이용하면 어린나무가 잎갈나무와 낙엽송 사이에 태어난 교잡종인지 아닌지를 조기에 확인할 수 있다.
산림과학원은 2019년에 엽록체 DNA 분석기술을 개발해 잎갈나무와 낙엽송을 구분한 바 있다.
그러나 엽록체 DNA는 아빠나무의 유전정보만 담고 있어 엄마나무가 잎갈나무일지라도 정확한 판별이 어려웠다.
이번에 개발된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기술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씨앗이나 어린나무가 한반도 자생 잎갈나무에서 유래했는지 여부를 더 정밀하게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다.
특히 잎갈나무는 전 세계 잎갈나무류 중 금강산 이북의 높은 산지와 고원에서 자라는 유일한 한반도 자생종으로, 국내에서는 강원도 정선군 가리왕산에 '잎갈나무종 보존원'이 유일하게 조성돼 있다.
낙엽송은 일본에서 도입돼 전국에 널리 식재된 나무로, 잎갈나무와의 자연 교잡 가능성이 높아 정밀한 유전자 감식이 필수적이다.
산림과학원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활용해 가리왕산 잎갈나무종 보존원에서 수집한 종자와 어린나무를 분석한 결과 국내 최초로 교잡 개체를 구분하는 데 성공했다.
안지영 산림생명정보연구과 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한반도 자생종의 유전적 순도 확보와 과학적 보존 정책에 적극 활용될 예정"이라며 "산림과학 연구를 통해 산림정책에 활용할 수 있는 연구데이터를 꾸준히 축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w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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