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式 첫 인사] 사람은 바꿨다, 이제는 구조가 답할 차례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이재명式 첫 인사] 사람은 바꿨다, 이제는 구조가 답할 차례

직썰 2025-06-24 09:31:20 신고

3줄요약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앞줄 왼쪽 다섯 번째)를 비롯한 여당 신임 원내지도부와 상견례를 겸한 만찬 자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앞줄 왼쪽 다섯 번째)를 비롯한 여당 신임 원내지도부와 상견례를 겸한 만찬 자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직썰 / 안중열 기자] ‘탕평·외연·이념 탈피’로 요약되는 이재명 대통령의 첫 내각 인사는 기존 정치·행정 관행의 틀을 정면으로 뒤집은 파격이었다. 정치적 타협과 인사 혁신이 교차하는 이번 인선은 실전형 인재의 과감한 등용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러나 정책은 사람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실행을 담보할 구조와 설계 없이는 이 인사는 실험에 그칠 수밖에 없다. ‘메시지의 정치’에서 ‘구조의 국정’으로 전환하지 못한다면, 파격은 곧 혼란의 전조가 될 수 있다. 이재명 式 국정 운영이 실제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이제는 구조가 응답할 차례다.

◇파격의 인사 코드…‘탕·외·이’로 기준 바꾸다

23일 공개된 이재명 정부의 첫 내각 인사는 취임 19일 만에 발표된 속도전이자, 교수·관료·정무 라인 중심의 전통 내각 구성 방식을 정면으로 깨뜨린 기준 파괴였다. 실전 경험과 현장 감각을 앞세운 비정통 인재들이 전면에 포진하면서, 정책의 현장성과 실행력을 중시하는 국정운영 방향이 드러났다.

이 인사는 기존 진영 구도를 넘어서 정치적 균형을 시도했고, 기득권 외부 인재를 과감히 끌어들였으며, 여권 내부의 이념적 관성을 끊어내는 흐름을 동시에 보여주었다. 철도기관사 출신으로 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낸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LG AI연구원장을 지낸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네이버 대표 출신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등은 각각 노정 관계 재편, 과학기술 정책의 민간 감각 접목, 디지털 산업 생태계 혁신이라는 각기 다른 실험을 예고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실사구시와 현안 대응력을 기준으로 실전형 내각을 구성했다”고 설명했고, 여권은 “이행력에 방점을 찍은 개혁 인사”로 평가했다. 반면 야권은 “보은 코드가 섞인 국정 불안 내각”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정치적 상징성과 별개로 이 인사가 실질적 정책 성과로 이어지려면 구조적 실행 시스템에 대한 설계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평가가 정치권과 정책 라인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재명式 인사의 이중성…실용 연합인가, 정무 절충인가

이번 인사는 단순한 파격에 그치지 않는다. 기득권 바깥의 인물을 과감히 기용한 동시에, 정치적 연합이라는 현실적 타협이 반영된 흔적도 명확하다.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유임은 농업 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상징하는 인사로, 정권 교체기에도 자리를 유지한 첫 사례가 됐다.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권오을 전 의원은 보수 야당 출신으로, 보훈이라는 민감한 부문에서 진영 색채를 희석하려는 전략적 고려가 읽힌다.

정무형과 실무형을 혼합한 이번 인사 기조는 이 대통령이 강조해온 ‘현장형 국정’ 운영의 예고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성패는 결국 인물을 어떤 구조 속에 배치하느냐, 그리고 그 구조가 어떻게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느냐에 달려 있다. 실행 가능한 제도화 없이 사람만 바꿔서는 개혁은 메시지에 머물 뿐이다.

◇경제라인 유보의 의미…전환인가, 관성인가

이번 내각 발표에서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등 경제 핵심 부처는 제외됐다. 대통령실은 “검증 중”이라는 설명을 내놨지만, 정책 기조의 유지 또는 전환을 둘러싼 내부 전략적 판단이 진행 중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이재명 정부가 경제 정책 전환을 시도할 경우, 윤석열 정부 시기의 관료 중심 시장 친화 프레임을 해체해야 하며, 이는 단순한 인사 교체를 넘어선 정책 철학의 대전환을 수반한다.

반대로 기존 관료 체계를 유임할 경우 파격 메시지는 다소 약화될 수 있으나, 정책 연속성과 시장의 신뢰를 일정 수준 유지할 수 있다는 현실적 이점이 있다. 한 재정당국 관계자는 “경제는 속도보다 정합성과 안정이 우선이며, 기재부나 한국은행 등 핵심 기관과의 정책 설계 일관성도 함께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결국 경제라인 인사는 이재명 式 국정 전환의 마지막 퍼즐이자 실질적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조 없는 파격은 실행되지 않는다

이번 인사를 통해 관료 엘리트 중심의 체계는 사실상 해체됐다. 그러나 장관이 정책 방향을 제시한다 하더라도 이를 실제로 설계하고 집행하는 주체는 차관과 국장급 실무 관료다. 외부 전문가를 장관으로 앉힌다고 해서 정책 실행이 자동으로 뒤따르는 것은 아니다.

관료 조직과의 새로운 협업 방식이 마련되지 않으면 장관의 리더십은 선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노동, 국방처럼 구조적 갈등이 내재된 부처에서는 수장 교체만으로는 정책 변화가 이뤄지기 어렵다. 대통령실 중심의 일방 조율을 넘어서는 독립적 중재 시스템이 병행되지 않으면, 파격은 오히려 정책 마찰의 진앙이 될 수 있다. 정책 샌드박스나 갈등 조정 기구, 제도 전환 로드맵 등의 실행 장치 없이는 실무형 장관 체제가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다.

◇디지털 전환 핵심 인사들…그러나 조율할 구조는 없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 한성숙 중기부 장관 후보자,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 등은 이재명 정부의 디지털 전략을 설계할 핵심 인물들이다. 정부 운영 패러다임을 기술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인사이지만, 문제는 이를 조율하고 집행할 구조가 부재하다는 점이다.

현재 디지털 관련 정책은 과기정통부, 산업부, 교육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여러 부처로 흩어져 있으며, 예산도 개별 부처별로 편성된다. 통합 전략은 있지만 이를 실행으로 연결할 컨트롤타워가 없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전환은 인재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며, 전략과 정책, 예산을 일관되게 연결하는 시스템이 필수”라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디지털 통합예산제 도입, 대통령 전략위원회에 실권 부여, 대통령실 전략수석실에 집행 총괄 권한을 부여하는 등의 실행 설계가 병행되어야 전략이 단지 방향만 남기지 않게 된다.

◇메시지의 정치에서 시스템의 국정으로

이재명 式 인사는 단순한 인물 교체를 넘어 행정 체계 전환의 시그널을 던진다. 그러나 이것이 정책 실행과 제도 변화로 이어지지 못하면 개혁은 메시지에 머무르고, 혁신은 공허해진다. 정치는 메시지로 시작되지만 국정은 시스템으로 완성된다. 사람을 바꿨다면 이제 구조를 바꿔야 한다. 장관의 파격이 정책의 변화로 이어지려면 실행 설계와 운영 방식이 응답해야 한다. 결국, 이제는 정책이 답할 차례다.

Copyright ⓒ 직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