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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6시 12분쯤 남원 도통동의 한 인도에서 폭 2.m, 깊이 1.5m 정도의 땅꺼짐이 발생했다.
당시 전주에 사는 40대 남성 A씨는 아내와 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과 함께 아버지의 생신을 맞이해 부모님이 사는 남원을 찾았다가 사고를 당했다.
A씨는 “비가 와서 우산을 받친 채 부모님을 먼저 식당 인근 골목에 주차한 승용차에 태워드린 뒤 다시 아들과 아내가 있는 쪽으로 걸어가다 땅이 갑자기 꺼지면서 밑으로 ‘붕’ 떨어졌다 ”며 “인도가 내려앉기 전 그 위치에 있던 아내와 아들이 다칠 뻔했다. 몇 분 차이로 사고를 피했다”고 아찔했던 상황을 전했다.
그런데 인도에 서 있던 A씨는 속수무책으로 땅 밑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사고 지점으로부터 2~3m 가량 떨어져 있던 아내와 아들은 다행히 무사했지만 사고 현장 주변까지 인도가 기울어져 쉽사리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고.
키 185cm의 A씨도 서서 손을 뻗어야 간신히 구멍 바깥으로 닿을 깊이였다. 당시 남원에는 호우 특보가 내려졌고, 구덩이 안으로 흙탕물이 토사와 함께 마구 쏟아지는 등 급박한 상황이었다.
A씨는 “내가 갖고 있던 아내 전화기는 날아가고 뒷주머니에 있던 내 휴대전화와 지갑도 없어지고 시계도 풀렸다”며 “3~4분간 손으로 바닥에 쌓인 흙을 헤집어 휴대전화는 겨우 찾았다”고 했다.
혼자서는 올라올 수 없는 깊이의 구덩이에서 A씨를 구해준 건 일면식 없는 50대 남성이었다. 이 남성이 도로변 쪽에서 구덩이 안으로 손을 내밀었고 A씨는 이 남성의 손을 잡고 지반이 단단해 보이는 벽을 타고 겨우 지상으로 올라올 수 있었다고 한다.
사고 직후 A씨는 119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옮겨져 왼쪽 다리 일부가 파이고 찢어져 봉합 수술을 받았다.
A씨는 “병원에서 (A씨가) 키가 크고 체격이 좋았기에 망정이지 키가 작거나 (바닥이) 0.5~1m만 더 깊고 머리부터 떨어졌으면 큰 부상을 당하거나 숨질 수도 있었다‘고 한다”며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 했던 상황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편 남원시는 이번 땅꺼짐 현상이 통신 관련 지하 구조물로 인해 노후화된 하수관로가 손상되면서 토사가 유출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또 A씨에게는 시 보험을 통해 별도 보상을 지급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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