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석주원 기자]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1위인 TSMC와는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고 3위 SMIC와의 격차는 줄어들면서 2위 수성도 위태로운 상황에 놓였다.
23일 시장조사기업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대만 TSMC가 전분기 대비 0.5% 오른 67.6%로 압도적인 1위를 지킨 가운데 삼성전자는 전분기 대비 0.4% 하락한 7.7%로 2위를 유지했다.
3위는 중국의 SMIC로 전분기 대비 0.5% 증가한 6.0%를 기록하며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했다.
삼상전자 파운드리는 2019년 시장 점유율을 18.5%까지 끌어올리며 TSMC와의 격차를 29.6%로 줄였지만 이후 점차 차이가 벌어지면서 올해 1분기에는 59.9%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삼성전자의 부진은 미세공정 수율에서 TSMC에 크게 뒤처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수율은 정상적인 제품의 생산 비율을 의미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나노미터(nm, 이하 나노) 공정에서 50%대의 수율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TSMC는 90%의 수율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Gate-All-Around)를 3나노 공정에 세계 최초로 도입했지만 만족스러운 수율까지 끌어올리지 못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잃었다.
3나노 공정에서 실패한 삼성전자는 2나노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지만 이 역시 TSMC가 한발 앞선 상황이다. 기술전문 미디어 Wccf tech는 TSMC의 2나노 공정 수율이 현재 60%대이며 40%대로 알려진 삼성전자에 크게 앞선다고 보도했다.
TSMC는 지난 4월부터 2나노 공정 주문을 받고 있으며 이미 AMD는 차세대 서버용 CPU EPYC Venice를 TSMC 2나노 공정으로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Wccf tech는 TSMC가 AMD 외에도 엔비디아, 애플, 퀄컴 등 대형 고객사들의 주문을 받았다고 전했다.
2나노 웨이퍼의 가격은 3만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3나노 웨이퍼의 2만달러보다 50% 오른 가격이다. TSMC가 높은 가격대의 2나노 수주에서도 앞서가면 삼성전자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내년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이 70~75%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현상황에서 삼성 파운드리가 안고 있는 최대 문제는 TSMC와의 수주 경쟁에서 밀리면서 생산 라인이 멈출 수도 있다는 우려다. 외부 고객 유치가 어려운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 모바일 AP인 엑시노스로 생산 라인을 돌리고 있는데 엑시노스의 주 수요처가 삼성전자 스마트폰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역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다행히 최근 외신에 따르면 일본 닌텐도의 차세대 콘솔게임기 ‘스위치2’의 프로세서를 삼성 파운드리가 생산하면서 한숨 돌린 상황이 되긴 했다. 스위치2에 탑재된 엔비디아의 테그라 T239는 삼성 파운드리 8나노 공정으로 생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정식 출시한 닌텐도 스위치2는 나흘 만에 350만대를 판매하며 역대 게임기 중 가장 빠르게 팔려나가고 있는데 이 역시 삼성 파운드리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상황이다.
이와 함께 소니와 AMD가 공동 개발 중인 소니의 차세대 콘솔게임기 프로세서를 삼성 파운드리에 맡기는 방안이 검토 중이라는 외신도 들리고 있다. 확정적인 소식은 아니지만 2나노로 설계 중인 해당 칩셋이 주문이 몰린 TSMC 대신 삼성 파운드리를 대안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삼성 파운드리 2나노 공정 수율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없던 이야기가 될 확률이 높다.
삼성전자는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2나노 GAA 공정의 수율 개선과 안정화를 통해 하반기 2나노 1세대 GAA 공정 양산을 시작하고 2나노 2세대 고객사 수주에 집중하겠다”며 “선단 노드에서는 수율을 높여 신규 수주 확대에 적극 나서고 성숙 노드 사업에서는 맞춤형 공정 개발로 원가 경쟁력을 높여 시장 확대를 추구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