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재한 항공·방산 전문기자] 미국의 이란 공습에 중동지역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비대칭 무기 사용으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미사일, 자살드론 등의 대량 사용이 전장의 판도를 바꾸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군사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동유럽과 중동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는 전쟁을 보면, 기존 재래식 무기 간 충돌에서 미사일, 드론, 사이버 공격 등 비대칭 전력을 총동원하는 하이브리드전 양상으로 변화하면서 불확실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이란은 오랜 기간 경제 제재 가운데서도 전통적인 대규모 군사력 대신 샤헤드(Shahid) 계열 자폭 드론과 파테(Fateh), 샤하브(Shahab) 계열 탄도미사일 등 비대칭 무기 개발에 집중해 왔다.
이 가운데 샤헤드 드론은 군집 드론 형태로 발사돼 방공망을 교란하고, 일부가 방어망을 뚫어 지상의 표적을 공격할 수 있다. 또한 차량, 이동식 레일 등 움직이는 발사 플랫폼을 이용한 기동성으로 선제 타격이 힘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저렴한 가격과 대량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고가의 첨단 미사일보다 높은 가성비를 보여주고 있어 이란의 대표적인 비대칭 무기로 평가받고 있다.
사거리가 통상 300~1700km에 달하는 파테, 샤하브 계열 탄도미사일도 이란의 비대칭 무기로 분류된다. 그중 사거리가 1400km인 파타흐-1 탄도미사일은 음속의 13~15배의 속도로 비행해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위력을 가졌다.
이러한 비대칭 무기의 등장으로 이스라엘의 아이언돔, 미국의 패트리엇 등 고가의 첨단 방공망도 최근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란의 비대칭 무기가 등장하기 전 이들 방공망은 단일, 소규모 공격에 90% 안팎의 높은 요격률을 자랑했지만, 최근 수백 기의 미사일과 드론을 대량으로 동시에 공격한 사례에서는 방공망이 일시적으로 포화상태가 되면서 방어선이 뚫리는 상황도 발생하기도 했다.
비대칭 전력의 이 같은 효과에 이란은 값싸고 대량으로 운용할 수 있는 비대칭 무기 개발에 더욱 집중하며 방공망 포화와 전략적 억지력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비단 이란뿐만 아니라 최근 북한도 이란과 러시아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비대칭 전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전장 환경 변화에 이스라엘과 미국은 스스로 표적을 탐지하고 공격하는 인공지능(AI) 기반의 방공망과 레이저 대공무기를 개발하는 등 새로운 대응 전략을 서두르고 있다. 또한 방공망을 더욱 다층화하고 요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분산 배치 등 전술적 변화도 꾀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비대칭 무기의 지역 확산이다. 한 군사전문가는 “비대칭 무기의 확산은 중동 전장의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면서 “저비용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한 드론과 미사일은 헤즈볼라, 하마스, 후티 등 무장단체들도 손쉽게 운용할 수 있어 전선이 다변화되고 방어도 한층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란과 연계된 이들 무장세력이 이스라엘과 미군기지 등 적대시하고 있는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게 되면서 중동지역 전체가 잠재적 전장이 될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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