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감···유조선들, 초입서 잇단 회항(종합)

▲ 이란 국회는 22일 미국의 핵시설을 공습한데 대응해 세계 석유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결의안을 가결했다. 이란 정부는 "이번 결의안 가결이 즉각적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치를 뜻하지는 않으며 방어적 차원에서 옵션을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핵시설들을 벙커버스터(GBU-57) 폭탄으로 전격 공습한 직후 초대형 유조선 2척이 호르무즈 해협 초입에서 급히 항로를 변경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Bloomberg)에 따르면, ‘코스위즈덤레이크호’와 ‘사우스로열티호’는 페르시아만 진입을 앞두고 아라비아해로 방향을 돌렸다.
 
항로 변경은 이란에 대한 미국의 폭격 직후 이뤄졌으며, 특별한 통신 이상이나 GPS 장애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져 회항의 이유로 발생 가능한 위험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해상 운송량의 약 25%와 LNG 해상 물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수심이 얕고 항로가 제한적이어서 대형 선박은 대부분 이란 영해를 지나야 하는데, 이란은 이미 의회를 통해 해협 봉쇄를 의결한 상태다. 최종 결정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에 달려 있다.
 
이 같은 봉쇄 초읽기에 각국도 대응에 나섰다.
 
유조선 보유량이 가장 많은 그리스는 해협 통과 예정 선박에 항로 재검토와 안전 항구 대기를 권고했다. 그리스 해운사 중 일부는 우회 계획을 세운 반면, 일부는 상황을 주시 중이며, 또 다른 업체는 통과를 강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험성이 높아진 만큼 운송료 상승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미 당국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과 관련해 중국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중국 정부가 그들(이란)에게 연락했으면 한다”며 “왜냐하면 중국은 석유 조달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라고 이같이 전언했다.
 
다만 중국은 미국의 이번 공습이 국제법 위반이라며 즉각 항의에 나섰다.
 
푸총 주유엔 중국대사는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정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미국은 국제법뿐만 아니라 이란의 주권, 안보, 영토 보전이라는 유엔 헌장을 위반하는 동시에 중동 긴장을 악화하고 있으며 국제 핵 비확산 체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며 항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