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내부고발에 ‘특별 점검’ 받은 진에어···국토부 “대책 마련하라”

▲ 진에어 B737-800의 모습. 사진=진에어

투데이코리아=이기봉 기자 | 최근 진에어 직원들이 내부고발을 통해 인력부족과 과로를 호소하자 관계 당국인 국토교통부가 특별 점검에 나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 관계자들은 최근 서울 강서구 진에어 본사를 직접 방문해 근로 여건 및 항공 안전 관련 법령 위반 여부를 점검했다.
 
이번 점검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진에어 직원들이 연이어 내부고발 글을 올린 것이 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을 진에어 소속 기장이라고 밝힌 A씨는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7·8월에 진에어를 타지 마세요’라는 글을 게시했다.
 
그는 “국토부 권고 기준에 따르면, 항공기 한 대를 안정적으로 운항하기 위해서는 기장 8명, 부기장 8명이 필요하다”며 “현재 진에어에서 운용하고 있는 항공기는 31대로 기장과 부기장이 각각 240명 이상 필요함에도 기성 기장·부기장은 각각 240명, 185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진에어 소속 정비사 B씨도 “진에어 주재정비사들은 주로 혼자 근무하는데 항공기 결함 발생 시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며 “항공기에는 수만가지의 부품이 있고, 결함 발생 시 주요 원인들이 있지만 경우의 수 또한 엄청나게 많다”고 전했다.
 
이어 “진에어 취항 공항 중 일부 공항들은 비행기 시간대가 겹쳐서 들어와 혼자서 두 비행기를 왔다갔다 하면서 점검해야 한다”며 “결함이 생긴 비행기가 있다면 나머지 한 대는 거의 점검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객실승무원도 본래 업무인 기내 안전 관리와 서비스 제공 외에도 착륙 후 객실 청소까지 맡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특별 점검에서 국토부는 진에어의 위법 사항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직원들이 인력난을 주장하고 있는 만큼 개선 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투데이코리아> 와의 통화에서 “저희는 법령을 지키면서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주 특별 점검에서도 위반한 사항은 없었다”며 “국토부가 개선 대책을 권고했으므로 내부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진에어는 이날 항공 안전성과 운항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신규 ‘비행업무 통합 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해당 시스템은 비행계획서, 기상 정보, 항로 및 운항 규정 등 조종에 필요한 정보를 디지털로 종합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조종사들은 개인별 비행 스케줄과 연동된 정보를 직관적으로 조회할 수 있으며, 실시간 데이터 공유 기능으로 비행 준비 과정의 편의성과 정확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진에어는 한 화면에서 운항 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차세대 운항 통제 시스템을 다음 달 가동할 예정이다.
 
특히 인재 확보와 육성을 위해 조종 인력의 경우 최소 1000시간 이상 비행 경력을 요건으로 설정했으며 보잉사와의 협업으로 훈련 프로그램을 정비하고 있다.
 
이어 정비사 교육에선 ‘CBTA’(역량기반 훈련 평가)를 도입해 개인별 맞춤 교육을 실시하며, 비행훈련장치를 활용한 교육도 병행할 방침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시스템과 장비, 인재 양성 등 다방면으로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전 부문에 걸친 안전 투자를 통해 고객들이 더욱 신뢰할 수 있도록 자리매김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