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시작되면 냉장고 속 반찬부터 바뀐다. 입맛이 없어지는 계절, 따끈한 된장찌개는 유일하게 밥을 부르는 메뉴다. 특히 구수한 맛과 시원한 감칠맛을 살린 된장은 한 숟가락만으로도 식욕을 살린다. 하지만 마트에서 된장을 아무거나 집었다간, ‘된장’이 아니라 ‘조미 된장’일 수 있다. 맛도 다르고, 만드는 방식도 다르다. 한눈에 ‘좋은 된장’ 고르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1. 맛을 결정하는 핵심 '천일염'
된장은 콩만 발효시킨 음식이 아니다. 콩, 소금, 물을 섞고 긴 시간 자연적으로 숙성해야 제대로 된 장이 완성된다. 여기서 '소금'이 된장의 맛을 좌우하는 핵심이다.
된장 성분 표에서 꼭 확인해야 하는 건 천일염이다. 천일염은 바닷물을 햇볕과 바람에 증발시켜 만든 방식의 소금으로, 미네랄이 풍부하고 나트륨 농도가 정제염보다 낮다. 덕분에 짠맛이 덜하고 감칠맛을 더 낼 수 있다. 반면 정제염은 불순물 없이 깔끔하지만, 나트륨 비율이 99% 이상으로 사실상 짠맛만 남는다. 깊고 부드러운 맛을 내려면, 무조건 천일염 사용 여부부터 봐야 한다.
2. 대두 함량은 맛과 영양의 기준
된장의 주재료는 삶은 대두를 발효시킨 메주다. 그래서 대두 함량이 높을수록 메주가 많이 들어갔다는 뜻이다. 자연스럽게 된장의 영양과 맛도 진해진다.
마트에서 된장을 고를 때 성분 표 가장 앞에 대두가 적혀 있어야 믿을 수 있다. 성분 표는 함량이 높은 순서대로 표기되기 때문에, 대두가 앞에 없다면 콩보다 조미료나 액상 첨가물이 많을 수 있다는 얘기다.
국산 대두 사용 여부도 중요하다. 국산 콩은 입자가 크고 단백질 함량이 높아, 발효했을 때 특유의 구수한 맛이 강하다. 가격이 다소 높더라도 국산 대두로 만든 된장을 고르는 게 결과적으로 만족도가 높다.
3. 성분 표로 쉽게 구별할 수 있는 조미 된장
슈퍼에서 파는 된장 중 상당수는 조미 된장이다. 된장을 발효하지 않고, 감칠맛 조미료를 넣어 맛을 흉내 낸 제품이다.
이런 조미 된장의 성분 표는 금방 구별할 수 있다. 제품 뒷면에 설탕, 물엿, 액상과당, 향미증진제 등이 함께 기재돼 있다면 거의 조미 된장이다.
옛날 방식의 된장은 성분이 단순하다. 대두, 천일염, 정제수 정도만 표기된 경우가 많다. 여기에 메주 된장 또는 재래식 된장이라는 단어가 명시돼 있으면 더 믿을 수 있다.
개봉된 된장, 냉장고 야채칸으로
좋은 된장을 골랐더라도, 보관을 잘못하면 맛이 변한다. 냉장 보관이 기본이며, 공기 접촉이 덜 되도록 밀봉해야 한다. 개봉 후 장시간 상온에 두면 잡균이 번식하거나 된장이 마르면서 풍미가 줄어든다. 냉장고 안에서도 되도록 온도가 일정한 야채칸 쪽에 두는 게 좋다.
찌개나 쌈장용으로 바로바로 먹을 된장은 소용량을 구매하고, 장기 보관용으로는 유리병에 덜어 밀봉한 뒤 냉장 숙성하는 것이 품질 유지에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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