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뉴스=안산] 이상완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더헤븐 마스터즈(총상금 10억 원)'가 진행 중인 더헤븐 컨트리클럽(파72) 내에 관람객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 건물이 있다. 현대적인 세련미를 뽐내는 이 건물은 권모세(72) 더헤븐 리조트 회장이 건립한 '방주교회'다. 자연 친화적 설계로 유명한 재일교포 고(故) 이타미 준(1937~2011) 건축가의 작품으로, '노아의 방주(직육면체 모양)'를 모티브 했다. 2012년 건립된 방주교회는 예배당 주위에 수조를 설치해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권 회장이 '골프장 교회'를 설립하게 된 것은 '영적 멘토'로 불리는 김장환 목사(91·극동방송 이사장)의 영향이 컸다. 더헤븐CC는 건립 초창기에 기업 간 분쟁으로 사업 중단 위기에 몰리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이때 김 목사가 기도회를 제안한 것이 큰 전환점이 됐다. 권 회장은 당시 허허벌판이었던 리조트 부지에서 기도회 예배를 열었고, 이후 어려웠던 일들이 하나둘 해결되면서 리조트 사업은 탄탄대로를 걸었다. 기도와 예배의 중요성을 몸소 느낀 권 회장은 방주교회를 지어 복음 전파에 나섰다. 김 목사는 여전히 든든한 후원자로 더헤븐CC 직원들의 큰 버팀목이 되어 주고 있다. 2019년에는 리조트 임직원 93명을 대상으로 합동 침례식을 거행한 바가 있는데 골프장에서 이뤄진 것은 세계 최초 사례다.
권 회장의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직원들은 물론이고 대부도 지역 주민, 골프장 이용객, 관광객 등 자유롭게 예배할 수 있는 '열린 교회'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매년 12월이 되면 크리스마스(성탄절)나 직원 자녀 장학 행사 등 직원 간 화합의 장소로 단순한 교회 이상의 큰 의미 있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김민정 더헤븐 리조트 기획이사는 "예배당은 직원들이 모여서 함께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는 곳으로 서로 다른 이들이 같은 마음을 담아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의미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골프장 교회'라는 이색적이고 특색 넘치는 역사와 아름다운 주변 환경에 영화·드라마·광고 업계에서는 대표적 촬영 명소로 입소문을 탔다. 방주교회 건물 자체가 갖고 있는 여러 미학적인 장점이 럭셔리 브랜드 가치와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김 이사는 "최근 하이엔드 의류와 자동차 브랜드 광고 촬영이 있었는데, 각 브랜드들이 지향하고 있는 가치와 이미지가 방주교회와 잘 어울린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수준 높은 명품 샷을 보기 위해 찾은 관람객들도 방주교회 건물을 보고는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늘을 찾아 예배당 앞에서 쉬고 있던 한 무리 관람객은 "진짜 교회가 맞냐"고 되묻더니 "KPGA나 KLPGA 대회장을 많이 가봤지만 교회가 골프장 안에 있는 건 처음 봤다. 건물 주변에 물도 흐르고 하길래 무슨 연회장 같은 건 줄 알았다"고 연신 감탄했다.
더헤븐CC 내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한 더헤븐 마스터즈(후원 극동방송)는 지난주 동 장소에서 열렸던 KPGA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대회 때 사용했던 광고판·배너 등을 그대로 사용하는 친환경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실천과 지역 상생형 모범적 대회로 사흘간 약 1만 명이 찾아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STN뉴스=이상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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