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울산HD가 세계의 높은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무너졌다.
22일 오전 7시(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을 치른 울산HD가 플루미넨시에 2-4로 패했다. 울산은 승점을 얻지 못한 상황에서 보루시아도르트문트와 플루미넨시가 승점 4를 쌓았기 때문에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이날 울산은 지난 마멜로디선다운스전처럼 스리백을 들고 나왔다. 5-3-2 전형으로 나섰는데 에릭과 엄원상이 투톱으로 출격했고 이진현, 보야니치, 고승범이 미드필더진을 이뤘다. 루빅손, 이재익, 김영권, 트로야크, 강상우가 수비라인을 구축했고 조현우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전반에는 울산의 선수비 후역습 전략이 잘 먹혀들어갔다. 비록 선제 실점을 내주긴 했지만 쿨링 브레이크 이후 상대를 몰아붙여 역전에 성공했다. 0-1로 뒤지던 전반 38분 보야니치의 전진패스에 이은 엄원상의 돌파로 플루미넨시가 흔들렸고, 엄원상의 크로스가 수비진을 모두 지나친 걸 이진현이 곧장 슈팅으로 마무리해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추가시간 3분에는 반대로 이진현이 올린 크로스를 엄원상이 다이빙 헤더로 연결해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울산은 후반 초반까지만 기세를 유지하고 서서히 무너졌다. 쿨링 브레이크가 진행될 만큼 무더운 날씨였던 데다 울산 선발진이 대부분 30대였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도 상대를 계속 압박하고 역습을 위해 먼 거리를 달려나가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후반 초반까지 추가골로 점수 차를 벌리지 못했기 때문에 울산 입장에서는 교체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는 게 최선이었다.
이 점에서 김판곤 감독이 아쉬움을 남겼다. 김 감독은 첫 교체를 후반 18분에 진행했다. 윙백 강상우를 최석현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두 번째 교체는 엄원상의 부상으로 불가피하게 이뤄진 측면이 있었다. 어쨌든 대신 들어온 최석현과 라카바 모두 22살로 충분히 합리적인 교체였다.
문제는 세 번째 교체가 후반 40분에야 진행됐다는 점이다. 그 사이 울산이 잘 버텨냈다면 문제가 되지 않았겠지만 울산은 후반 21분 동점을 허용한 데 이어 후반 38분에는 역전까지 내줬다. 플루미넨시가 비교적 빠른 교체로 변화를 줬고, 후반 14분 교체된 케누와 노나투가 사실상 두 번째 득점을 합작했다는 걸 고려하면 울산의 교체 타이밍이 상대적으로 늦었음을 알 수 있다.
울산은 뒤늦게 이청용, 정우영, 허율을 투입했지만 이들이 대세를 뒤집기에는 이미 플루미넨시에 흐름이 완전히 넘어간 후였다. 결국 울산은 플루미넨시에 후반 추가시간 실점까지 더해 2-4로 패했으며, 2패로 씁쓸한 조별리그 탈락을 맛봐야 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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