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한국 수출이 올 하반기 ‘트럼프발 관세 충격’의 직격탄을 맞으며 상반기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2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수출입 평가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의 연간 수출이 전년보다 2.2% 줄어든 6,685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11월에 발표했던 기존 증가 전망(1.8%)을 뒤집은 것으로, 수출 흐름이 '상저하저(上低下低)' 구조로 고착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출은 3,329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0.6% 감소했고, 하반기에는 3,35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8%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수입은 하반기 기준 3,132억 달러로 2.1%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올해 무역수지는 483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축소될 전망이다.
무역협회는 “자동차, 일반기계, 철강 등 대부분의 주력 수출 품목에서 미국발 관세 인상의 영향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1~5월 누적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했으나, 반도체(11.4% 증가)를 제외하면 실제 감소폭은 3.8%에 달했다.
특히 미국의 관세 인상 품목인 자동차(-2.5%), 자동차 부품(-6.1%), 철강(-5.6%)이 하락세를 주도했으며, 석유제품(-21.5%)과 석유화학(-10.6%)의 감소 폭도 두드러졌다. 이에 따라 대미 수출은 4.4% 급감했고, 미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0%에서 올해 3.4%로 0.6%포인트 낮아졌다.
하반기에는 상호 관세 유예 조치 종료, 미중 갈등 재격화, EU·인도 등의 무역구제 조치 강화 등으로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분석됐다.
품목별 전망을 살펴보면, 상반기 727억 달러를 기록하며 10.6% 증가한 반도체 수출은 하반기 들어 5.1% 감소하며 연간 기준으로는 2.2%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고성능 AI 반도체 수요는 유지되겠지만, 범용 IT 기기 수요 둔화 및 메모리 단가 정체로 수익성은 악화될 전망이다.
‘수출 효자’로 불리던 자동차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전기차 수요 정체(캐즘) 장기화와 해외 생산·조달 비중 확대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 수출이 7.1% 줄어들고, 연간 기준으로는 4.6%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철강 역시 미국·EU의 수입규제 강화로 하반기 수출이 7.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밖에 석유제품(-19.2%), 석유화학(-4.1%), 일반기계(-3.8%) 등 13대 주력 품목 중 9개 품목에서 하반기 수출 감소가 점쳐졌다.
반면, 디스플레이는 애플 아이폰17 시리즈에 국내 업체의 LTPO 디스플레이가 전 모델에 채택되며 수출이 6.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하반기부터는 상반기보다 더욱 어려운 수출 여건이 예상된다”며 “대외적으로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경쟁국보다 불리하지 않게 이끌어야 하며, 대내적으로는 AI, 모빌리티 서비스(MaaS), 바이오헬스 등 신성장 산업 육성을 통해 지속가능한 수출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knewscor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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