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들판을 날던 꿀벌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기후 변화와 생태계의 균형 붕괴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꿀벌은 인류 식량의 약 70%가 이들의 수분 활동에 의존하고 있을 만큼 우리에게 중요한 곤충이다.
꿀벌의 종류와 역할
꿀벌은 전 세계적으로 5700종 이상이 존재한다. 이 중 양봉 산업에 활용되는 것은 유럽꿀벌로 보통 한 벌집에 약 3만 5000마리의 꿀벌이 군집을 이룬다. 일벌은 모두 암컷으로 꿀을 모으고 벌집을 청소하며 여왕벌을 보살핀다.
이들은 40일 남짓한 생애 동안 하루 수십 번의 채밀 활동을 반복한다. 수벌은 짝짓기 외에는 기능이 없다. 몇 주의 생을 살다 여왕벌과 짝짓기 후 죽거나 벌집에서 내쫓긴다. 여왕벌은 한 군집에 단 한 마리만 존재하며 하루 최대 2000개의 알을 낳는다.
꿀벌은 봄이 되면 꽃가루를 옮기며 식물의 수분을 돕는다. 수분은 수술에서 암술머리로 화분이 이동하는 행위로 아몬드를 비롯한 농작물 400여 종에서 꿀벌의 수분 활동이 필수다.
꿀벌을 통해 수정이 가능한 식량 자원의 비중은 전체의 70%에 달한다. 유엔 산하 기구는 꿀벌 수분 덕분에 생산되는 농작물의 경제적 가치를 약 370조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꿀벌이 사라질 경우 해당 작물의 수확량과 품질 모두 하락하게 되고 그렇게 된다면 인류 식량 체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꿀벌이 사라지고 있는 이유
꿀벌은 기후 변화에 매우 민감한 곤충이다. 벌통 내부 온도가 28~30℃ 사이로 유지돼야 정상적인 활동과 번식이 가능하지만 이상고온 현상이나 급격한 추위로 리듬이 흐트러지면 겨울에 일찍 깨어나거나 여름에 폐사하는 일이 반복된다.
도시화와 산림 개발, 제초제 사용으로 밀원식물도 크게 줄었다. 꿀벌은 꿀을 채취할 수 있는 식물이 있어야 군집을 유지할 수 있는데 먹이가 줄면 벌집은 붕괴되고 군체는 흩어진다. 농약도 큰 문제다. 특히 네오니코티노이드계 농약은 꿀벌의 신경계를 마비시켜 방향 감각을 잃게 하거나 바로 죽게 만든다. 벌이 꽃에 닿는 것만으로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몇몇 국가는 해당 농약을 금지했지만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병해충도 꿀벌에게 치명적이다. 진드기의 일종인 응애는 꿀벌의 체액을 빨아먹고 바이러스를 전파한다. 꿀벌이 감염되면 활동성이 떨어지고 전체 벌집이 붕괴되기도 한다. 세균성과 곰팡이성 질병이 확산되면 피해는 더 커진다. 여기에 인간의 채밀 방식도 문제다. 꿀을 너무 많이 수확하면 꿀벌이 겨울을 나기 위한 먹이를 확보하지 못하고 굶어 죽는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선택적 여왕벌 교체도 유전적 다양성을 떨어뜨려 병원균에 취약한 집단을 만든다.
벌이 살던 서식지 또한 계속 줄고 있다. 도로 건설과 농지 확장, 주거지 개발로 인해 벌이 쉴 공간과 번식지가 동시에 사라지고 있다. 이런 문제들이 동시에 벌어지면서 꿀벌은 점점 지구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꿀벌을 지키기 위한 방법
꿀벌 개체 수 감소에 대한 경고는 수년 전부터 제기됐다.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4년을 넘기기 어렵다"고 했을 만큼 꿀벌은 생태계와 인류 생존의 핵심이다.
농촌진흥청은 꿀벌을 지키기 위해 ‘스마트 벌통’을 보급 중이다. 해당 장치는 벌통 내 온도와 습도를 자동으로 조절해 꿀벌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특히 여름철 폭염이나 겨울철 혹한기에도 벌통 내부를 일정한 환경으로 유지해 주는 기능이 있다.
꿀벌 개체 수 회복을 위해 민간에서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일부 지역에서는 도심에 밀원식물을 심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세계 여러 도시에서도 도시양봉이 확대되고 있다. 사람과 꿀벌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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