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등에서 사진 명소로 손꼽히지만 의외로 사고 발생률이 높아 '바다의 블랙홀'이라고 불리는 장소가 있다. 바로 테트라포드다.
테트라포드는 방파제 역할을 위해 해안가에 설치된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파도의 힘을 흩트려 바닷가 침식을 막는 용도로 만들어졌지만, 최근 몇 년 간 사건사고가 발생하면서 위험한 장소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2023년 한 해 동안 테트라포드에서만 최소 4건의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바다에 빠져 실종된 이들의 시신은 대부분 한참 뒤 숨진 채 발견되거나 백골 상태로 수습됐다.
구조당국은 이 같은 사고의 근본 원인으로 '테트라포드 위 추락'을 지목하고 있다. 문제는 사고 당시 현장에 사람이 함께 있었더라도 구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파도가 강하게 들이치는 해안에서는 구조 요청 소리가 잘 전달되지 않고 신고가 늦어지면 구조 골든타임은 지나버린다.
테트라포드가 위험한 이유
테트라포드는 구조 자체가 위험하다. 표면이 매우 미끄럽고 일정한 크기나 모양 없이 배열돼 있어 발을 디딜 공간이 불규칙하다. 조심한다고 해도 작은 실수 하나로 균형을 잃기 쉽다. 사고가 발생하면 콘크리트 표면에 그대로 부딪혀 골절이나 의식을 잃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테트라포드 사이 틈으로 빠지면 스스로 빠져나오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구조 요청을 해도 파도소리에 묻혀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 설령 주변에 사람이 있어도 접근 자체가 어렵다.
테트라포드는 해 질 무렵이나 파도가 높아지는 시간대에는 미끄럼 사고 위험이 더 커진다. 비가 내린 직후나 파도가 거센 날에는 젖은 테트라포드 표면이 스케이트장처럼 변해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고 예방 위해서는 최대한 접근 자제해야
이렇게 위험한 장소임에도 SNS 업로드용 인증 사진을 찍거나 낚시를 위해 올라가는 사람이 많다. 낚시 커뮤니티나 SNS에는 ‘이곳에서 대어를 낚았다’는 후기가 종종 올라온다. 여기에 자극받은 사람들이 장비도 없이 무리하게 올라가다가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잇따른 테트라포드 추락 사고로 각 지방자치단체와 해양경찰은 테트라포드 위에 올라가지 말라는 경고문을 설치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는 감시 카메라나 경고 방송, 과태료까지 부과했지만 실효성은 떨어진다. 테트라포드가 해안과 맞닿아 있는 구조인 경우 펜스 설치가 어렵고 물리적 차단이 제한적이다.
문제는 실제 사고 이후에도 경각심이 오래 유지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누군가 사망했다는 뉴스가 나오면 일시적으로 관심이 높아지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사고가 반복된다. 특히 주말이나 연휴에는 해안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져 사고 위험도 함께 증가한다.
전문가들은 테트라포드는 일반인이 접근해서는 안 되는 구역으로 보고 있다. 육안으로는 평평해 보일 수 있지만 안쪽은 깊고 넓은 틈으로 이뤄져 있다. 한 번 빠지면 손이나 발을 걸 곳조차 없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아예 테트라포드 근처에 접근하지 않는 것이다. 해안가 낚시나 촬영은 반드시 안전 구역에서 이뤄져야 한다. 사진을 찍더라도 방파제 아래나 안전 펜스 안쪽에서 촬영해야 한다. 무리하게 구조물 위로 올라가 사진을 찍는 행동은 자신의 목숨을 위협할 뿐 아니라 구조대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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