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뽈터뷰] 김지수 ① ‘아버지 직관’ 리그컵 데뷔부터 코리안더비 무산, 아스널과 맞대결까지…PL 데뷔 시즌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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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뽈터뷰] 김지수 ① ‘아버지 직관’ 리그컵 데뷔부터 코리안더비 무산, 아스널과 맞대결까지…PL 데뷔 시즌 결산

풋볼리스트 2025-06-22 06:4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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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브렌트퍼드). 서형권 기자
김지수(브렌트퍼드).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부천] 김희준 기자= 김지수는 2023년 여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브렌트퍼드로 이적했다. 2022년 고등학교 3학년에 성남FC 주전 센터백이 됐고, 2023년 U20 월드컵에서도 대표팀 후방을 든든히 지켜 4강 신화를 이루는 등 빛나는 활약들이 있었다. 하지만 브렌트퍼드와 PL의 벽은 높았다. 2023-2024시즌 대부분을 1군 훈련에 참가했음에도 1군 데뷔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2024-2025시즌은 달랐다. 김지수는 지난해 9월 레이튼오리엔트와 잉글랜드 카라바오컵(리그컵) 3라운드에서 후반 32분 세프 판덴베르그를 대신해 투입되며 꿈에 그리던 브렌트퍼드 1군 데뷔를 이뤘다. 같은 해 12월 박싱데이 주간에는 브라이턴앤호브앨비언전 후반 33분 벤 미와 교체돼 들어가 PL 데뷔전도 치렀다. 올해 1월에는 플리머스아가일과 FA컵 3라운드에서 선발 풀타임 경기까지 소화했다.

‘풋볼리스트’는 지난 12일 경기도 부천의 한 카페에서 PL 데뷔 시즌을 치르고 돌아온 김지수를 만났다. 김지수에게 왼쪽 발목 부상 회복 정도를 묻자 “지금은 거의 멀쩡한 상태”라며 “훈련 중 부상으로 재활을 시작했고, 어느 정도 운동이 가능한 상태에서 한국으로 온 것”이라며 프리시즌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수(브렌트퍼드). 브렌트퍼드 홈페이지 캡처
김지수(브렌트퍼드). 브렌트퍼드 홈페이지 캡처

▲ 김지수 런던 적응 완료! ‘가장 맛있는 건 이탈리안 파스타’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김지수의 런던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지수는 타향살이 중에 다쳐 약간의 서러움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다쳤을 때는 정말 아무도 없었어요. 아버지나 누가 놀러왔을 때도 아니고 혼자 있을 때 다쳐서 집에서 계속 뭘 해야 했어요. 아픈데 혼자서 음식을 준비하고 움직이는 자체가 조금 서러웠죠.”

그래도 김지수는 런던에 익숙해졌다. 혼자 살다 보니 요리 실력도 늘었다. 런던에는 한인타운도 대규모로 형성돼있어 한식 식자재를 사는 것도 어렵지 않다. 한국 슈퍼마켓을 생각해도 될 정도로 없는 게 없다. 시래기 같은 재료도 구비돼있다. 김지수는 제일 잘하는 파스타는 알리오올리오, 가장 맛있게 해먹은 요리는 김치찌개라고 말했다. 그리고 런던에서 가장 맛있는 건 ‘이탈리안 파스타’였다.

런던에 적응한 만큼 브렌트퍼드에도 성공적으로 녹아들었다. 상기했듯 김지수는 지난 시즌부터 거의 모든 훈련을 1군과 함께했다. 많은 브렌트퍼드 선수들이 김지수에게 먼저 말을 걸고 김지수가 브렌트퍼드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줬다. 그중에서도 김지수는 특별히 마스 뢰르슬레우를 언급했다.

“매즈는 항상 저한테 너무 잘해주고 한국에 대한 인식도 좋아요. 올해도 놀러오겠다고 했는데 안 오더라고요. 왔으면 연락이 왔을 텐데… 매즈는 너무 좋고 연락도 가끔씩 하고 진짜 착해요. 진짜 편하다 느낄 정도로 잘해줘요. 저한테 너무 잘해주고 애초에 착한 선수라서 제가 느낄 떄 더 정겹고 약간 다정한 느낌이에요. 사실 브렌트퍼드 선수들이 다 다정해요. 한 번씩 말 걸어주고 잘해주죠.”

김지수의 별명은 ‘지(Ji)’였다. 우연찮게도 한국 축구 전설이자 PL 진출에 물꼬를 튼 박지성과 같은 별명이다. 물론 동료들은 장난을 치기 위해 ‘지’ 뒤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시그니처 ‘시우(SIU)’를 덧붙이기도 한다. 김지수 또한 마치 박지성이 파트리스 에브라에게 ‘나는 바보입니다’를 가르쳤던 것처럼 한국어를 모르는 걸 활용한 장난을 동료들에게 쳤다.

“저는 ‘지’예요. 근데 애들이 장난으로 호날두의 ‘SIU’를 붙여요. 그래서 ‘지SIU’ 맨날 이렇게 부르는 애들이 있죠. 벤 미가 제일 많이 해요. 그렇게 부르는 애들이 엄청 많죠. 그러면 저도 벤 미에게 ‘미(ME)’ 이렇게 하면서 장난을 치죠. 저도 지가 제일 편해요. 처음에는 지 해도 저 부르는지 잘 몰랐는데 이제는 지 하면 계속 쳐다보게 돼요.”

“장난으로 ‘킴(KIM)’이라고 하는 애들도 있죠. 한국에 킴 많은 거 아니까. 한국에서는 너 뭐라고 부르냐고 물어봐요. ‘지수킴이라고 불러?’ 이래서 우리는 반대로 부른다고 했죠. 어떤 애한테는 저보다 나이가 많은데 ‘형’이라고 부르라고 했거든요. 그 친구는 모르고 나한테 형이라고 그래요.”

김지수(브렌트퍼드). 게티이미지코리아
김지수(브렌트퍼드). 게티이미지코리아

▲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이뤄낸 브렌트퍼드 데뷔전

김지수는 이번 시즌 자신의 점수를 100점 만점에 65점으로 평가했다. 브렌트퍼드에서 첫 시즌과는 달리 공식 경기에 출장해 나쁘지 않은 경기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김지수는 PL 3경기, 리그컵 1경기, FA컵 1경기 등 총 5경기에 출장했다. 이중 선발이 1번, 교체가 4번이었다. 9월 리그컵에서 공식 데뷔전을 치른 뒤 12월 리그에서도 데뷔를 했고, 1월 FA컵에서는 선발 풀타임 활약도 펼쳤다. 경기 수 자체는 적었지만 경험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거쳐온 셈이었다.

그 중에서도 레이튼오리엔트와 리그컵 3라운드(3-1 승)는 김지수에게 특별한 추억으로 남았다.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이뤄진 데뷔전이었기 때문이다. 경기 전에 특별한 출전 징조는 없었지만, 평소처럼 후반에 몸을 풀었고, 후반 32분 꿈에 그리던 잉글랜드 무대를 밟았다.

“데뷔전에 마침 아빠도 있어서 둘이 되게 좋아했죠. 이제 시작이고, 진짜 뛰었다는 느낌이 와서 기분이 좋았죠. 해외에 나가서 공식적으로 첫 경기를 뛴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는 일이니까 좋았던 감정들로 가득했던 것 같아요. 아빠가 거의 가기 딱 직전이었어요. 그때 마지막 경기를 그걸로 보고 간 거였는데 제가 뛰어서 다행이었죠.”

하지만 리그컵 데뷔에도 PL 데뷔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김지수는 의연하게 기다렸다. 잉글랜드 하부리그에서 활약하는 다른 선수들을 보며 임대를 고민한 적도 있었지만 구단과 교감한 끝에 브렌트퍼드에 남아 도전을 이어가기로 마음먹었다.

“무조건 한 번은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을 계속했고 조바심 가져봤자 좋을 게 하나도 없잖아요. 그 당시에 할 수 있는 거는 열심히 하고 기회가 왔을 때 잘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큰 조바심은 없었던 것 같아요. 당연히 더 많은 공식 경기에 출전하고 싶다는 욕심과 스트레스는 있었지만 조바심은 없었어요.

“임대 생각도 없진 않았죠. 항상 구단과 소통하고 있는 부분이고요. 구단의 의견이 있고 제 의견이 있는데 서로 다르지만은 않았어요. 같은 의견일 때도 많아서 잘 소통하면서 지난 시즌을 잘 보냈어요.”

PL 박싱데이 주간이던 12월 28일 김지수는 마침내 PL 데뷔를 이뤘다. 브라이턴과 경기(0-0 무)에서 후반 33분 교체돼 추가시간까지 17분가량 경기를 뛰었다. 김지수는 “PL 데뷔가 훨씬 좋죠. 연락도 훨씬 많이 왔죠. 선수들한테도, 팬들한테도, 지인분들한테도 연락이 많이 왔어요. 확실히 리그를 뛰었을 때 더 임팩트가 있는 거니까요. 연락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죠”라며 그때를 회상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아스널전, 아쉬움 가득했던 FA컵

당연히 PL 데뷔전도 기억에 남았지만, 김지수에게 가장 강렬한 인상으로 남았던 건 아스널과 홈경기(1-3 패)였다. 김지수는 지난해 자신이 직접 본 팀 중 아스널이 가장 축구를 잘했다고 한 적이 있다. 아스널은 이번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4강에 오른 강팀이다. 윌리엄 살리바, 가브리에우 마갈량이스 등 김지수가 교본으로 삼을 만한 센터백들은 물론 축구 게임에서 더 자주 접했을 법한 선수들을 만날 수 있는 둘도 없는 기회였다.

“가장 기억에 남은 경기는 아스널하고 홈경기였어요. 홈에서 하기도 했고 아스널이기도 했고요. 아스널이 리그에서도,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너무 잘하는 팀이니까 같이 경기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영광이었죠. 사실 정신이 없어서 당시에는 누구랑 붙는다는 생각을 못했도 제 것 하기 바빴어요. 제가 들어갔을 때는 아스널이 많이 내려서서 아스널 공격수들과 많이 맞붙지는 못했어요. 그런데 기본적으로 워낙 실력있는 선수들이라 계속 조심스럽게 되죠. 저도 되게 예민해지고 반응을 더 빨리 하게 되고 계속 살피게 돼요.”

아스널과 경기 후 10일 뒤에는 플리머스와 FA컵 3라운드에서 선발 데뷔전도 가졌다. 브렌트퍼드 데뷔 후 처음으로 90분 내내 경기를 뛰었다. 아쉽게 팀은 후반 막바지에 실점하며 0-1로 패해 FA컵 다음 단계로 진출하지 못했지만, 김지수에게는 무척 소중한 경험이 됐다.

“플리머스가 많이 내려서서 역습만 하니까 수비수로서 많은 상황을 마주치지는 못했는데 90분 경기를 뛸 수 있는 것 자체가 너무 좋은 경험이죠. 외국에서는 모두가 좋은 피지컬이라 그 선수들과 하는 것 자체도 좋고 뛰는 것 자체가 재밌고 행복한 일이었어요. 그래도 이겼다면 좋은 동기부여도 되고 그 자체로 좋았을 것 같은데 계속 몰아붙이다가 딱 하나 실점해서 진 거니까 너무 아쉬워요.”

“연령별 경기보다 확실히 더 힘들죠. 체력적으로도 그렇고 정신적으로도 바빠요. 청소년 대표팀 때는 경기 뛰어도 오후에 한 경기 더 뛸 수 있겠는데 장난으로 말했는데 프로 오고 나서는 그럴 수가 없었어요. 성남에서와도 차이가 있죠. 잔디 상태도 다르고 템포도 다르고 피지컬적으로 경합도 엄청 많아요.”

김지수는 많지 않은 경기에서도 자신의 어떤 점이 강하고 어떤 점이 부족한지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다. 첫 시즌에는 1군 경기를 뛰지 못했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자신의 위치를 가늠해야 했다면, 이번 시즌에는 스스로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지 제대로 확인했다.

“패스나 킥은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경기에서 성공도 했어요. 수비적인 부분도 크게는 문제가 없었던 것 같아요. 좋은 선수들을 압도해야지 저희가 이길 수 있는 거기 때문에 완전 압도할 수 있게 제가 더 잘해야 하고 수비력이든 축구 지능이든 모든 게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이 들어요.”

“모든 경합에서 100% 이기는 선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피지컬이 좋아도 부딪히는 건 타이밍과 위치 싸움이죠. 그때그때 누가 더 똑똑하게 생각해서 이 위치에 잘 서있고 이 타이밍에 미는 지로 몸싸움을 이겨내는 거라 생각해서 누구든 밀리고 밀 수 있다고 생각해요.”

김지수(브렌트퍼드). 브렌트퍼드 X 캡처
김지수(브렌트퍼드). 브렌트퍼드 X 캡처

▲ 무산된 코리안더비, 그래도 끈끈한 코리안리거

김지수는 아쉽게도 잉글랜드 두 시즌 동안 코리안더비를 치르지 못했다. 손흥민이 있는 토트넘홋스퍼, 황희찬이 있는 울버햄턴원더러스와 경기에서 한 번씩 벤치에 들었지만 출전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그래도 경기 후에는 따로 만나 이야기를 나눴고, 영국에서 뛰는 선수들끼리 따로 식사를 하기도 했다.

“아쉽죠. 코리안더비는 한국 팬들이 많이 기다려주시는 더비기 때문에 출전하고 싶었고 한국인 선수와 외국에서 맞붙는 것 자체가 뜻깊은 일이니까요. 못 나서서 아쉽지만 그 경기에 제가 꼭 필요하지 않아서 감독님이 내보내지 않으셨다고 생각하고 제가 더 필요한 선수가 돼서 모든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만들어야죠.”

“한국 선수들은 항상 경기 끝나고 따로 만나서 얘기를 나눠요. (손)흥민이 형이나 (황)희찬이 형이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많은 얘기를 서로 나눴어요. 오래 나누죠. 오랜만에 한국 선수 만나서 얘기하는 거니까요.”

“5월에 밥 한 번 같이 먹었어요. 계속 만나자고 해주셨는데 제대로 모일 기회는 없었거든요 챔피언십(2부)은 시즌 끝나서 선수들이 시간이 남았지만 저희는 시즌 중이니까 원래 만나기가 어려운데 저희가 시간이 다 돼서 만나서 식사했어요. 회식비는 흥민이 형이 냈죠.”

사진= 풋볼리스트, 게티이미지코리아, 브렌트퍼드 인스타그램,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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