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머니=현요셉 기자] HJ중공업은 2021년 ‘HJ(Han Jin의 약자이자 Highest Journey)’라는 새로운 이름을 내걸며 ESG 시대에 걸맞은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사명 변경 이후에도 기업은 반복적으로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2025년 5월, 공정거래위원회는 LH 발주 공공주택 공사에서 입찰 담합이 의심된다며 HJ중공업 본사를 포함한 건설사 5곳을 현장 조사했다. 특히 HJ중공업과 지배 구조상 연결돼 있는 동부건설도 함께 조사 대상에 올랐다. 이는 복잡한 출자 구조가 사업상 윤리 문제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입찰 담합을 넘은 논란도 있다. 부산 오페라하우스 건설을 맡은 HJ중공업은 시공 지연과 부실 공법 논란으로 부산시 감사에서 12건의 위법·부당사항이 적발됐다. 2만여 개의 강관 용접 중 7천 곳 이상에서 부실이 드러났고, 승인받지 않은 하도급 투입 등도 문제가 됐다. 이로 인해 사업비는 당초보다 600억 원 이상 증가했으며, 부산시는 시공사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 “이해충돌 의혹까지”… 입찰 공정성 불신 확산
2025년 6월, 부산지역 시민단체들은 공동어시장 현대화사업 입찰 과정에서 HJ중공업과 대보건설이 또다시 담합 의혹에 휘말렸다고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특히 HJ중공업이 시공 중인 오페라하우스의 감독관이 공동어시장 입찰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점을 두고 ‘이해충돌’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시민단체들은 “부산시 전체 건설 행정의 신뢰를 좌우할 사안”이라며 공정한 입찰 절차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 논란의 중심에 선 HJ중공업.. 공정위 현장 조사까지
먼저 HJ중공업은 최근 LH 공공주택 입찰 담합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 조사를 받으며 기업 윤리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이번 조사는 단순한 기업 단독 행위가 아닌, 약 27조 원 규모의 건설 입찰 담합이라는 업계 전반을 겨냥한 대형 사건으로, HJ중공업과 지배구조상 얽혀 있는 동부건설이 함께 조사 대상에 포함되면서 그룹 차원의 조직적 담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LH가 자진 신고 시 처벌을 감경해주는 리니언시 제도를 도입하면서 규제 환경은 더욱 강화되고 있으며, 이는 HJ중공업이 향후 공공 입찰에서 배제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두 번째 논란은 부산 오페라하우스 공사 지연 및 부실 시공 문제다. 시공사인 HJ중공업은 당초 설계된 트위스트 공법의 시공 어려움을 이유로 공법 변경을 요구했고, 이로 인해 사업비가 600억 원 이상 증가하며 완공 시기가 대폭 연기됐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부산시 감사 결과 12건의 위법·부당한 시공 사례가 적발된 점이다. 약 7,000건에 달하는 부실 용접, 승인받지 않은 하도급 업체의 불법 투입 등은 단순한 기술적 한계를 넘어 시공 품질과 윤리 의식의 구조적 결함을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부산시는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는 HJ중공업의 향후 공공사업 수주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세 번째는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사업 입찰 과정에서 제기된 공정성 논란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은 LH 담합 조사 대상인 HJ중공업과 대보건설이 동일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입찰 자격의 재검토를 요구했다. 특히 부산 오페라하우스 시공을 감독하고 있는 부산시 간부가 공동어시장 입찰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명백한 이해충돌 가능성과 함께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간의 부적절한 유착 구조가 의심받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절차적 문제가 아니라, HJ중공업이 공공사업 수주 과정 전반에 걸쳐 공정성과 투명성을 훼손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대한 사안으로, 부산 지역 내 기업 신뢰도 전반에도 부정적 파장을 미치고 있다.
▲ 지배구조와 연결된 ‘도미노 리스크’, 건설에서 발목… 조선으로 탈출구 찾을까
현재 HJ중공업의 최대주주는 사모펀드 중심의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지분율 62.43%)이다. 이 회사는 한국토지신탁과 키스톤에코프라임, 동부건설 등과 얽힌 복잡한 출자구조 속에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 구조가 “위험의 전이 가능성이 높은 도미노형 구조”라며 우려를 표한다. 실제로 LH 담합 조사에서 동부건설과 HJ중공업이 동시에 거론됐다는 사실은 이 같은 지적의 현실성을 부각시킨다.
건설 부문 부진은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3년 영업손실은 1,088억 원, 당기순손실은 1,143억 원에 달했다. 부채비율은 일시적으로 900%를 넘기도 했으며, 2024년에도 498% 수준으로 여전히 높은 상태다.
다만 조선 부문에서는 희망이 엿보인다. 2024년 4.7조 원 수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방산 부문(특수선) 성장 기대감도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주는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으며, 건설 부문의 구조적 리스크는 여전히 기업의 ‘발목’이다.
▲ “사명은 바뀌었지만 기업은 변했는가”
사명 변경은 과거와 결별하고 새 출발을 하겠다는 선언이었다. 그러나 시민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반복되는 논란은 단순한 ‘이슈’가 아닌 ‘구조적 문제’의 표출이며, 사명 변경만으로는 바뀔 수 없는 내부 시스템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공공사업 의존도가 높은 HJ중공업에게 입찰 자격 제한은 곧 사업 존립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ESG 시대에 진입한 오늘날, 기업은 외형이 아닌 내실로 평가받는다. '위대한 여정'을 외치던 그들의 항로는 이제, 가장 기본적인 신뢰의 회복이라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되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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