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시작되면, 마트 진열대는 복숭아 향으로 가득하다. 노란 속살에 연한 핑크빛을 두른 천도복숭아부터 털이 복슬복슬한 백도, 짙은 색감의 황도까지 종류도 풍성하다. 복숭아는 초여름을 알리는 대표 과일이다. 요즘 복숭아는 ‘과육’이 아니라 그 속 ‘씨앗 껍질’도 주목받고 있다.
진정·항염 효과 탁월한 '복숭아씨 속껍질'
복숭아씨 속껍질은 씨앗을 감싸고 있는 단단한 겉껍질을 의미한다. 과육 안쪽에 단단한 씨가 있고, 그 겉면을 싸고 있는 두껍고 거친 표면을 따로 말려 활용한다. 이 껍질에는 폴리페놀 성분이 다량 포함돼 있으며 갈산, 엘라지산 계열 성분은 항산화 작용과 피부 염증 완화에 관여한다는 연구도 있다. 이처럼 ‘복숭아씨 껍질 차’는 오래전부터 여름철 뾰루지와 열감 완화에 좋다고 전해졌다. 한의학 자료에서도 복숭아씨는 어혈을 풀고 열을 내려주는 약재로 쓰였으며, 독성이 없어 차로 마시기 알맞다는 기록이 있다.
특정 지역서만 집중 재배하는 '복숭아'
복숭아는 전국 곳곳에서 재배되지만, 씨앗 품질이나 껍질 수율이 좋은 품종은 일부 지역에 집중돼 있다. 특히 경북 의성, 청도, 경남 밀양 등지에서 생산된 복숭아는 씨앗 크기가 일정하고, 겉껍질이 분리되기 쉬워 가공에 유리하다. 이 지역 농가에서는 6월부터 8월 사이, 성숙한 복숭아를 수확해 과육은 따로 유통하고, 씨는 건조해 한방차 원료로 출하하거나 건강식품 업체에 납품한다.
다만 모든 복숭아 품종이 차로 적합한 것은 아니다. 일부 수입 복숭아는 씨앗 겉껍질이 지나치게 단단하거나 성분 함량이 낮아 활용이 어렵다. 국내 재래 품종 가운데선 ‘용도’와 ‘청도 황도’ 계열에서 채취한 씨앗이 차로 적합하다.
사용처가 다양한 '복숭아 속껍질'
복숭아씨 속껍질은 생으로 섭취하지 않는다. 단단하고 거칠어 입으로 먹기 어렵고, 생으로 씹으면 턱에 부담도 있다. 주로 말려서 차로 우리거나, 간단한 팩 재료로 쓰는 정도다. 마시는 방식은 간단하다. 껍질 3~4조각을 물 500ml에 넣고 끓이거나, 80도 내외의 물에 5분 이상 우려 마신다. 티백 형태 제품은 하루 1~2회가 적당하다. 속껍질 성분이 온도에 따라 더 잘 우러나기 때문에 처음에는 온수 추출을 권한다.
피부 진정을 목적으로 외용하는 경우도 있다. 속껍질을 우린 물을 식혀서 화장솜에 적신 뒤 국소 부위에 얹거나, 냉장 보관해 가볍게 미스트처럼 사용한다. 피부가 민감한 사람은 희석해서 쓰는 것이 좋고, 눈 주변은 피해야 한다. 복숭아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엔 반드시 사전 테스트를 해야 한다. 건조 상태 그대로 갈아 곡물가루와 섞으면 피부 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때는 반드시 한 번 이상 우려내거나 삶아서 독성 제거 후 써야 한다.
주의할 점도 있다. 속껍질은 ‘씨앗’에서 분리한 것이므로 씨 중심부에 미량의 시안 배당체(청산 배당체)가 남아 있을 수 있다. 인체에 유해한 수준은 아니지만, 과잉 섭취는 피해야 한다. 따라서 단독으로 장기간 매일 마시는 것은 피하고, 여름철 피부 트러블 완화용으로 한시적 섭취를 권장한다. 복숭아씨를 직접 가공할 경우, 과육 제거 후 씨앗을 깨뜨려 껍질만 채취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때 망치나 단단한 틀을 활용해 껍질만 골라내야 하며, 날카로운 부분에 손을 다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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