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땀으로 빠져나간 수분을 보충하려면 시원한 물 한 잔만 한 것이 없다. 체온을 낮추고 갈증을 해소하는 데 물은 필수다.
하지만 맹물의 밍밍한 맛이 싫어 보리차를 즐기는 사람도 많다. 볶은 곡물 특유의 고소하고 달큰한 맛이 은은하게 퍼지기 때문에 여름철 음료로 특히 인기다.
보리차는 미지근한 상태에서 마셔야 풍미가 잘 느껴진다는 이유로 실온에 두는 모습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끓여서 소독한 물이니 괜찮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리차는 시간이 지나면서 세균이 급격히 증식할 수 있어 위생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상온에 장시간 방치한 차는 위험한 수준으로 세균이 늘어날 수 있다.
여름철 보리차 보관의 중요성과 안전한 보관법에 대해 알아본다.
실온에 보관한 보리차… 마실 수 없는 물로 변한다
2013년 전남도보건환경연구원은 가정 음용수를 대상으로 미생물 분야 안전성 검사를 실시한 바 있다.
연구진은 끓인 보리차를 상온과 냉장 온도에 각각 보관하면서 수질 변화를 관찰했다. 그러자 한 번 끓인 물이라도 실온 보관 시 일반 세균이 음용 가능 기준치를 초과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해당 검사는 보리를 물에 넣고 10분간 끓인 후 섭씨 25~30도의 실온, 섭씨 4~5도의 냉장 환경에서 각각 보관하면서 일반 세균과 대장균군 변화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실온에 둔 보리차는 4일 차에 일반 세균 수가 100 CFU/mL를 넘어섰다. 이는 먹는 물 수질기준을 초과한 수치다.
반면, 동일한 조건에서 냉장 보관한 보리차는 7일까지 일반세균이 검출되지 않았다. 총대장균군과 분원성대장균군은 두 조건 모두에서 불검출됐지만, 일반세균의 증식 속도만큼은 실온 보관이 확연히 안 좋은 결과를 보였다.
보리차 속 보리알은 꼭 제거해야
보리차를 끓인 후 보리알을 그대로 남겨두는 경우가 많은데, 이 또한 보관에는 좋지 않다. 보리알에는 열에도 견디는 미생물 포자가 있어, 끓인 후에도 세균 증식의 원인이 된다.
실제로 1990년 한국식품조리과학회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보리알을 제거하지 않은 상태보다 제거한 상태에서 보리차의 미생물 증식이 더 느리게 진행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리알 속 미생물 포자는 볶거나 끓이는 과정도 견디는 강한 생존력을 지닌다. 포자가 있는 보리알이 남아 있으면 보관 중에도 세균이 증식할 수 있다.
보리차, 주의가 필요한 사람도 있다
보리를 비롯한 곡물차는 카페인이 없어 하루 종일 물처럼 마셔도 괜찮다. 또한 곡물을 우려낸 차에는 일반 물보다 미네랄이 더 풍부해 수분 보충뿐 아니라 체내 전해질 균형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여름철 땀을 많이 흘리는 상황에서는 물보다 보리차를 마시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다만 신장 기능이 약한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보리차 속 칼륨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으면 체내에 쌓여 전해질 이상이나 부정맥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평소 신장 관련 질환이 있거나 기능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의사의 상담 없이 보리차를 대량 섭취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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