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박경우 서울광혜병원 대표원장이 척추 다분절 복합 질환을 추간공확장술로 집도하는 것을 참관하는 모습. ⓒ서울광혜병원
60대 직장인 K씨는 몇 년 전부터 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초기에는 단순한 허리디스크로 진단받고 주사 치료 및 물리치료를 병행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 부위가 엉덩이와 허벅지, 무릎 아래까지 확대되었다. 최근 정밀 재검사 결과는 예상보다 복잡했다. 허리의 한 마디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서로 다른 원인으로 생긴 질환이 여러 마디에서 동시에 나타나는 이른바 ‘척추 다분절 복합 질환’이었다. 증상 부위가 다양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척추는 총 33개의 분절(마디)로 이루어지는데, 24개의 가동 분절과 9개의 유합 분절로 나뉜다. 또한 추간판(디스크), 척추관, 추간공, 신경다발 및 신경가지, 자율신경과 혈관, 그리고 인대와 근육 등의 복합 구조체다. 특히 추간공은 각각의 마디 사이에서 좌우로 존재하며, 이곳을 통해 신경가지와 혈관이 지나가면서 신체의 다양한 부위의 감각과 운동 기능을 관장한다.
이처럼 척추의 복잡한 구조 때문에, 질환이 발생한 부위나 그 진행 정도에 따라 통증의 양상이나 위치가 달라질 수 있다. 허리디스크(추간판 탈출증), 척추관 협착증, 척추 유착성 질환 등의 다양한 척추 질환이 척추의 여러 다른 마디에서 동시에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척추 다분절 복합 질환이라고 한다.
중장년층 이상에서는 척추 다분절 복합 질환이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때 환자는 처음에 가장 심각한 마디가 원인인 통증만을 주로 느끼다가, 해당 마디를 치료한 후에는 그동안 잘 느끼지 못한 다른 마디의 통증이 뚜렷해지기도 한다.
이를 환자들은 “새로운 통증이 생겼다”라고 오해하기도 하는데, 실제로는 기존에도 있었으나 상대적으로 덜 심하게 느껴졌던 통증이 시술 후에 부각된 것일 뿐이다.
일반적으로 척추 다분절 복합 질환을 치료할 때 중요한 기준 세 가지로는 첫째 환자의 병력 및 통증 병소에 대한 정밀 진단, 둘째 각기 다른 마디의 다양한 질환을 하나의 치료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치료 전략, 셋째 다분절을 순차적으로 치료해도 시술 시간이 짧고 부담이 적은 방법이 제시된다.
서울 광혜병원 박경우 대표원장은 “추간공확장술은 신경이 지나는 통로인 추간공의 공간을 넓혀주는 하나의 시술 원리로 다양한 척추 질환에 적용 가능하며 시술 시간이 짧아, 척추 다분절 복합질환 치료 기준에 적합한 시술법”이라며 “척추관협착증은 좁아진 척추관과 추간공내·외측에 얽힌 인대를 절제해 신경이 눌리는 문제를 해결하고, 허리디스크(추간판 탈출증)는 디스크가 전방부(배쪽) 경막외강으로 탈출한 것을, 후방부(등쪽) 경막외강의 인대를 절제해 확보된 유격 공간으로 신경 압박을 줄이며, 척추 유착성 질환은 인대와 신경 사이에 섬유성 유착이 미세하게 들러붙어 신경을 압박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인대 절제를 통해 유착을 제거해 공간을 넓힌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기계적인 치료 외에도, 확보된 공간으로 염증 유발물질을 자연스럽게 배출해 신경 주변의 염증을 해결하는 생화학적 치료까지 1석 2조의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또한 네 부위의 시술도 1시간 이내로 끝나므로 환자 입장에서 부담이 적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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