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백연식 기자] 이진숙 위원장이 지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가 기획위원들의 거센 질타로 시작했다가 결국 중단됐다. 지난 정권에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과 방통위는 여러 정책 및 집행 방향을 두고 갈등이 빚어왔다.
홍창남 국정기획위 사회2분과장은 20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진행된 방통위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이 각 부처 업무보고를 다시 받아야 할 수준이라고 말했는데 오늘 방통위 보고가 그릇된 상황에 정점을 찍지 않을까 시작부터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이 대한민국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에 끼친 해악은 내란 못지않다고 본다”며 “정권을 옹호하는 부적절한 인사를 공영방송 사장에 앉히는가 하면 정권을 비판하는 언론에 대해서는 제지와 고발을 서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3년간 방통위가 보여준 정권 편향적 행태를 오늘 이 자리에서 일일이 거론하지는 않겠지만 한 마디로 윤석열 정권은 언론 공공성과 공적 가치를 철저하게 짓밟았다”며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에 대한 진상 규명과 정상화, 언론의 독립성과 공공성 강화, 미디어 산업 진흥 같은 산적한 과제를 앞에 두고 기대보다는 우려의 마음으로 방통위 업무보고에 임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과방위 의원이기도 한 김현 위원은 “여기 앉아 있는 방통위 공무원들은 오늘 업무 보고를 준비하면서 어떤 마음이 들었을지 진짜 궁금하다”고 입을 뗐다.
김 위원은 지난 정권에서 방통위가 방송3법 개정, TV 수신료 통합징수에 줄곧 반대 의견을 내왔지만 이날 업무보고 자료에는 찬성 의견을 냈다며 “이상하다. 적어도 왜 그러는지에 대한 경과는 넣어야 국민에게 제대로 설명이 되지 않느냐”고 질책했다.
이어 “TV 수신료의 경우에도 방통위가 용산 비서실로 전락해 분리 징수를 해야 한다는 논리를 전파하는 입장이었는데 오늘은 통합징수를 하겠다면서 설명이 한 줄도 안 붙어있다”며 “이 업무보고에 대해 이진숙 위원장이 동의했는지도 궁금하다. 위원장 소신과 다른 이야기들이 들어가 있다. 이 위원장은 또 법원에서 부당하다고 한 방통위의 KBS 감사 임명에 대해 재항고했다는데, 이런 방통위가 현 정부와 결을 같이하는 조직이냐”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위원장 본인이 방통위 정상화에 방해 요인으로 작동한다는 걸 모르는 것 같다. 직원들은 자기반성과 국민에 대한 사과가 먼저”라며 강조했다.
이어진 비공개 업무 보고에서 지난 정권 2인 체제에서 벌어진 방통위 의결 사항과 이후 법원에서의 ‘줄패소’ 문제를 놓고 질타가 이어지다가 결국 약 1시간 반만에 보고가 중단됐다. 국정기획위 위원들은 아예 정부과천청사에서 퇴청했다.
국정기획위는 일단 방통위와 방심위,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시청자미디어재단의 기본적인 업무보고는 받았으나 이어진 질의응답 과정에서 분위기가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위원들은 방통위 실·국장마다 이전 정권에서 진행된 업무들에 문제가 있는데 그에 대한 명확한 설명 없이 새 정부의 공약을 이행하겠다고 보고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대부분이 공무원으로서 상급자 명령에 따랐다거나 답변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소극적인 답변을 보이자 질책이 계속됐다.
이에 국정위는 방통위 같은 합의제 조직에서 공무원들이 일을 제대로 하려면 어떤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고도 질의했으나 공무원 대부분 답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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