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레알마드리드가 올여름 선수를 충분히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감독이 요청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구단 판단대로 영입한다는 건 변함 없다.
스페인 일간지 ‘마르카’는 알론소 신임 감독이 플레이메이커 성향의 미드필더 영입을 구단에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구단은 ‘미드필더가 충분한데 왜 더 사야 하냐’며 거절했다.
레알이 선수단의 전반적인 능력에 비해 경기 운영 능력을 갖지 못했다는 건 1년 전부터 꾸준히 나온 지적이다. 주전 플레이메이커였던 토니 크로스가 지난해 여름 은퇴했는데 비슷한 스타일의 후방 플레이메이커가 영입되지 않았다. 그나마 경기 흐름을 조율할 수 있던 루카 모드리치도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이 끝나면 레알을 떠나기로 했다.
레알에는 스타급 중앙 미드필더 주드 벨링엄, 에두아르도 카마빙가, 페데리코 발베르데, 오렐리앙 추아메니가 있는 게 사실이다. 네 명 모두 세계적인 기량의 소유자들이다. 하지만 넷 중 지능적인 벨링엄은 좀 더 전방에서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선수다. 나머지 셋은 활동량과 테크닉을 겸비한 탁월한 미드필더가 분명하지만 필요시 볼 키핑을 하면서 경기 템포를 조절하고, 공을 자유자재로 뿌리는 지휘 능력이 없다. 스페인에서 파우사(pausa)라고 부르는 능력이다.
좀 더 전방에도 경기를 조율하고 동료를 이끄는 플레이메이커보다는 공격수형 선수, 혹은 자신의 재간으로 드리블하길 즐기는 윙어형 선수가 대부분이다.
레알에 플레이메이커가 없다는 문제는 누가 봐도 빤했다. 그래서 알론소 감독과 인연이 있는 레알소시에다드의 마르틴 수비멘디, 슈투트가르트의 ‘제2의 크로스’ 안젤로 슈틸러 영입설이 거론됐다. 그러나 현재 기조로는 두 선수 모두 영입할 생각이 없는 듯 보인다.
레알의 영입 목록은 화려하다. 센터백 딘 하위선, 풀백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공격형 미드필더 프랑크 마스탄투오노를 영입했다. 헤수스 바예호와 모드리치의 자리를 메우는 걸 넘어 그 이상을 바라볼 수 있는 잠재능력의 소유자들이다. 다만 감독이 원한 포지션은 아니었다.
레알은 이미 경기운영 능력에 문제를 겪고 있다. 클럽 월드컵 첫 경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구단 알힐랄을 만났는데, 오히려 밀리는 듯한 양상 끝에 1-1 무승부에 그쳤다. 개인기량은 레알이 앞서지만 중원 운영 능력에서 알힐랄이 한 수 위였다.
위 보도에서 중요하게 다뤄지진 않았지만 레알 미드필더 중 다니 세바요스가 새 시즌 중책을 맡을 수도 있다. 이미 지난 시즌에도 플레이메이커 부재 문제에 대처하고자 카를로 안첼로티 당시 감독(현 브라질)이 세바요스를 공격형 미드필더가 아닌 후방 플레이메이커로 배치, 효과를 봤다. 그러나 세바요스가 경기 중 입은 부상으로 장기 결장하면서 레알은 그라운드 위 유일한 지휘자를 잃고 말았다. ‘현역 시절 알론소’ 같은 선수를 구단이 사주지 않는다면 직접 만들어 쓰는 게 알론소 감독의 과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레알마드리드 홈페이지 및 인스타그램 캡처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