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기획위, 검찰·방통위 업무보고 중단…검찰, 25일 재보고

홍창남 국정기획위원회 사회2분과위원장이 20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방통위 업무보고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국정기획위원회가 검찰청과 방송통신위원회의 업무보고를 중단시킨 뒤 향후 재차 업무보고를 받기로 했다. 양 기관 모두 이재명정부 아래 개혁대상으로 공공연히 지목되는 만큼 사전에 기장 잡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국정기획위는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검찰청 업무보고를, 경기 과천 정부청사에서는 방통위에 대한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그러나 양 기관 모두 국정기획위의 질타 속에 업무보고를 마치지 못했다. 국정기획위가 정부부처 업무보고를 중단한 사례는 이번이 최초다.

이한주 국정기획위 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부터 검찰에 날을 세웠다. 이 위원장은 “윤석열 검찰정권의 폭주가 ‘이재명 국민주권정부’를 낳았다”라며 대선 결과에 대해 “검찰에 대한 주권자 국민의 심판”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막강한 검찰권을 감당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할 시 검찰은 권력을 내려놓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의 구두 업무보고가 이어졌으나 국정기획위 정치행정분과는 업무보고를 중단하기로 했다. 조승래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같은날 정례 브리핑에서 검찰 업무보고에 대해 “(이재명정부의)핵심 공약에 제대로 분석되지 않았고 통상적인 공약 이행 절차라는 형식적 요건도 갖추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조 대변인은 “(업무보고는)정책공약집과 대통령의 발언 등을 참고해 공약 이행계획을 작성하는데 검찰 보고서는 이런 요건을 갖추지 않았다”면서 “공약과 자료들을 숙지해 참고하면서 이행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기획위는 오는 24일까지 검찰에게 추가로 자료를 제출받은 뒤 25일 재차 검찰 업무보고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국정기획위 사회2분과도 이 날 진행된 방통위 업무보고를 중단시켰다. 홍창남 분과장은 모두발언에서 “윤석열정권이 언론 자유와 민주주의에 끼친 해악은 내란 못지 않다”라며 “정권을 옹호하는 부적절한 인사를 공영방송 사장에 앉히고 정권을 비판하는 언론에 대해서는 제재와 고발을 서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자리에서 “여기 있는 방통위 공무원들이 업무보고를 준비하면서 어떤 마음이었을지 궁금하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어 “방통위가 용산 비서실로 전락해 TV 수신료 분리 징수를 전파하는 나팔수가 됐었는데 오늘은 통합징수를 하겠다면서 설명 한 줄 안 붙었다”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이 업무보고에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동의했는지 궁금하다”면서 “이 위원장은 법원에서 부당하다고 한 방통위의 KBS 감사 임명에 대해 재항고했다는데 이런 방통위가 현 정부와 궤를 같이하는 조직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후 비공개 업무보고가 진행됐지만 끝내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