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일본의 생활물가가 또 한 번 급등했다. 5월 기준 일본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7% 상승하며 2년 4개월 만에 가장 가파른 오름세를 기록했다. 일본은행(BOJ)이 지난 1월 금리를 0.5%로 올린 이후에도, 물가 상승 압력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이번 물가 상승의 핵심은 ‘식탁’이다. 쌀 가격은 전년 대비 두 배, 삼각김밥은 약 20% 올랐다. 초콜릿 가격도 27% 급등했다. 신선식품을 제외한 식료품 가격 전체는 7.7% 뛰었고, 서비스 물가도 1.4% 오르며 인건비 전가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이는 일본은행이 목표로 삼은 2% 물가 상한선을 3년 넘게 초과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수치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실제 BOJ가 주목하는 근원-근원 CPI(신선식품·에너지 제외)도 3.3% 상승해, 2024년 1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BOJ 내부에서는 신중론과 경계론이 맞서고 있다. 4~5월 회의록에 따르면 일부 위원은 “물가가 은행 예상을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BOJ 내부 연구진도 “원자재 인상이 임금-물가 상승 악순환을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금리 인상 시기를 놓고는 아직 조심스럽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강화 정책으로 인한 성장 둔화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로이터가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전문가 다수는 2026년 초 추가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당분간 ‘신중한 매파’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즈호증권 카타기 료스케 이코노미스트는 “식료품 중심의 인플레이션은 더욱 뚜렷해졌다”며 “현재 추세라면 2025년 내내 인상 조건이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knewscor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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