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머니=홍민정 기자] 이스라엘이 이란을 선제 타격한 이후 일주일째 무력 충돌이 이어지면서, 한국의 중동 수출 및 물류 흐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원유 공급 차질과 해상 물류 적체, 주요 프로젝트 지연 등 다양한 부문에서 부정적 파장이 예상된다.
19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이스라엘·이란 사태에 따른 중동 주요국 수출 비즈니스 현황’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같은 우려를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 지역 정세 불안이 고조되며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운임이 20% 이상 급등했고,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는 세계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변수로 지목된다.
보고서는 장기적으로는 OPEC+의 증산 여력과 미국의 전략비축유 방출, 유럽·중국의 경기 둔화 등이 유가 급등을 완충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중동 지역의 항공 및 해상 물류도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이란, 이스라엘, 이라크 등 일부 국가의 영공이 폐쇄되며 항공편 운항이 중단됐고, 주요 항만은 항로를 우회하려는 선박이 몰리며 물류 적체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폐쇄 가능성은 한국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한국이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의 99%가 이 항로를 통과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적 타격이나 폐쇄 조치는 없지만, 지난 18일(현지시간) 해협에서 유조선 간 충돌 사고와 GPS 교란 정황이 포착되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일부 선사는 항로를 우회하고 있고, 사우디·UAE 항만에도 물동량 증가로 인한 적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코트라는 보고서에서 “현재 이스라엘, 이란,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 등 인접국으로의 수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10%에서 최대 140배까지 늘어난 상황에서, 무력 충돌이 이어질 경우 우리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UAE 등 인근국을 통한 우회 수출 및 구호물자 수요는 증가할 가능성이 있으며, 에너지 인프라 피해로 인한 비용 상승, 인근국의 방위비 지출 증대 등으로 한국 기업이 참여 중인 대형 프로젝트의 발주 지연이나 취소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코트라는 현재 ‘중동사태 긴급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중이며, 에너지 수급과 수출 물류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트라 관계자는 “현지 무역관과 긴밀히 협력해 국내 기업의 수출 및 현지 진출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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