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높이는 IT 업계 노조…성과 배분·조직문화 쟁점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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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높이는 IT 업계 노조…성과 배분·조직문화 쟁점 부상

투데이신문 2025-06-20 09:01: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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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 분당구에 위치한 넥슨 사옥과 네이버 본사 [사진=뉴시스]
경기 성남 분당구에 위치한 넥슨 사옥과 네이버 본사 [사진=뉴시스]

【투데이신문 최주원 기자】 성과급 축소에 반발한 네오플 노동조합이 7월부터 전면 파업을 예고하며 게임업계 노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이번 갈등은 네이버·카카오 등 주요 IT 기업의 노조 활동 확산과 맞물려 업계 전반의 보상 체계와 조직문화 개선 요구로 번지고 있다.

2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넥슨지회 네오플분회는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넥슨코리아 서울사옥 앞에서 약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오는 24일 서울, 25일 제주 본사에서 전면 파업 결의대회를 열겠다고 발표하며 본격적인 쟁의행위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노조는 이미 지난 11일부터 조기 출근, 야근, 주말 근무 등을 전면 거부하는 준법투쟁에 돌입했고 7월부터는 부서별로 순환 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갈등의 발단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대형 흥행에도 불구하고 신규 개발성과급이 대폭 축소된 데 있다. 네오플은 지난해 약 982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노조는 성과급 산정 기준이 회사 임의로 변경돼 정당한 보상이 무시됐다며 영업이익의 4%에 해당하는 393억원을 수익배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정우 네오플분회장은 “회사는 여전히 실현 불가능한 조건을 내세우며 책임을 노조에 떠넘기고 있다”며 “7월부터는 예고한 대로 순환 파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이미 1400억원 규모의 1차 인센티브를 지급했고, 연내 혹은 내년 중 추가 보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노사 협상 과정에서 별도 보상안을 제시했지만 노조가 이를 거부했다고 반박했다.

이번 사태는 네오플만의 문제가 아닌 게임업계 전반에 걸친 구조적 문제와 보상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이 표출된 사례라는 비판이 나온다.

넥슨스타팅포인트 노조 관계자는 “자회사에서는 여전히 편법을 동원해 야근수당이나 주말 근무수당을 회피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게임업계 노동자의 보상 체계를 해치지 않도록 연평균 혹은 분기평균 기준을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산하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가 지난 3월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앞에서 ‘콘텐츠 CIC’ 분사매각 철회와 고용안정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노총 산하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가 지난 3월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앞에서 ‘콘텐츠 CIC’ 분사매각 철회와 고용안정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노사 갈등은 게임업계를 넘어 IT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에서도 노조가 적극적인 쟁의행위에 나서며 플랫폼 기업 내부의 구조적인 문제들을 제기하고 있다.

네이버 노조는 직장 내 괴롭힘 사태로 물러난 최인혁 전 대표의 복귀 시도를 강하게 비판하며 그의 복귀를 조직적으로 추진한 회사 측에 책임을 묻고 있다. 노조는 지난 2차 집회에 260여명이 참여한 데 이어 오는 7월 2일에는 500명 규모의 3차 집회를 예고했다.

또한 네이버가 도입을 예고한 ‘7단계 레벨제’에 대해서도 강한 반발이 일고 있다. 노조는 평가에 상향 평가 요소를 포함해야 한다며, 중간관리자 승진 시 팀원 평가 반영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인사 제도 개편을 넘어 직장 내 괴롭힘 방지책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노조 관계자는 “중간 관리자가 임원으로 승진할 때 팀원들의 평가가 반영돼야 한다”며 “관리자가 좋은 근무 환경을 조성하고 팀을 제대로 이끌어가는지 검증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향 평가 문화가 정착되면 조직장들이 성과뿐 아니라 팀원들의 업무 만족도 향상에도 힘쓸 것”이라며 “최근 네이버에서 벌어진 직장 내 괴롭힘 책임자의 경영진 복귀 같은 일들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 역시 최근 임금 및 단체협약을 둘러싸고 격한 노사 갈등을 겪었다. 지난 3월 포털 ‘다음’의 분사 추진에 반발해 당시 카카오지회장은 단식 농성에 나섰고, 이후 대부분 계열사에서 잠정 합의가 이뤄졌다.

다만 카카오VX,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일부 자회사에서는 여전히 협상이 진행 중이거나 교착 상태에 있다. 파업은 지난 18일 공식 중단됐다.

IT 업계는 그간 낮은 노조 조직률과 높은 이직률로 인해 노사 갈등이 표면화되지 않았던 분야다. 그러나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를 중심으로 노조 가입률이 50%를 넘어서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노동조합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며 기업의 인사 제도와 조직문화가 중대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단기 성과 중심의 보상 체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AI 기술 등 경쟁이 고도화된 환경에서 협력적이고 투명한 노사 관계가 기업의 미래를 좌우할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동덕여대 경영학과 권혜원 교수는 “기업의 지속 가능성은 결국 구성원의 존엄성과 권리를 보장하는 데서 출발한다”며 “노사 협력을 바탕으로 한 조직문화 혁신 모델 구축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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