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대학 서열을 타파하고 국가 균형발전의 기틀을 세우겠다는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입니다.”
김종영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19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2025 국가중심국·공립대 프레지던트 서밋 3차 콘퍼런스’에서 진행한 강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김 교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저자이자 국내 고등교육 정책 전환에 중요한 아젠다를 제시한 인물이다.
김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이 총선과 대선을 거쳐 직접 공약한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단순한 교육정책이 아니라 지식국가를 위한 국가 전략”이라며, “정치적 결단과 비전, 그리고 대규모 투자 없이는 불가능한 시대적 전환 과제”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철학과 배경, 그리고 실행전략을 약 50분간 발표하면서, 이 구상이 단순히 ‘지방대 육성’이 아닌, 대한민국의 지식병목 구조와 수도권 집중 문제를 동시에 타개하려는 대전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서울대 하나 중심의 학벌체제가 고착화된 나라였다. 지방의 유능한 인재들이 서울로 집중되면서 대학, 기업, 병원, 부동산 등 모든 인프라가 서울에 편중됐다”며 “이 병목 구조를 해소하려면 서울대급 대학을 지역에 분산 배치하는 전략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지 지방에 예산을 나눠주는 수준이 아니라, ‘캘리포니아 모델’처럼 세계 수준의 대학을 통합·육성하고, 이를 통해 지역혁신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김 교수의 제안에는 경북대와 안동대의 통합(서울대 경북), 부산대와 부경대의 통합(서울대 부산) 등 구체적인 로드맵도 포함돼 있다. 그는 “통합 대학 1곳당 연간 3천억~4천억 원을 투자하자”고 제안하며, “글로컬대학처럼 5년에 천억이 아닌, 1년에 그 수준의 지원이 이뤄져야 의미 있는 변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세계적 사례도 언급했다. 그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인구 30만 명에 불과했던 미국 오스틴은 텍사스주립대 오스틴 캠퍼스를 중심으로 250만 도시로 성장했다”며 “대학은 창조권력이며, 도시와 국가를 바꾸는 핵심 엔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독일이나 미국은 각 주마다 ‘자신의 서울대’가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일제 강점기의 제도 잔재로 단 하나의 ‘서울대’만을 허용한 구조 속에 여전히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역사적 병목은 단지 교육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된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학은 결코 지휘 훈련 기관이 아니다. 19세기 베를린대, 20세기 캘리포니아대처럼,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고 산업을 혁신하는 기반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하며, “한국도 이제 창조 중심의 연구중심대학 체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교육부만의 정책이 아니라, 국토교통부·과기정통부·복지부 등 정부 전 부처가 연계해 접근해야 할 국가 전략”이라고 규정했다. 실제로 그는 “지역 병원 격차 해소를 위해 서울대병원급 지역 병원 설립도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이 구상은 결코 특정 대학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 오히려 국가중심국공립대와 같은 대학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되어야 한다”며 “지금이 바로 우리 고등교육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혁신할 수 있는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의 발표 이후 이어진 총장단과의 질의응답에서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구상의 실현 가능성과 제도적 과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이 오갔다. 정태주 국립경국대 총장은 “이미 상주대와 경북대의 통합 사례처럼, 통합이 지역 공동화로 이어진 선례가 있다”며, 단순히 통합 구조를 제안하는 것 이상으로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정교한 실행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학생 선호도 저하, 수도권 중심 문화 인프라, 지역대학에 대한 사회적 신뢰 부족 등의 문제도 언급되며 회의적 시각도 제기됐다.
박덕영 국립강릉원주대 총장은 “병원과 대학을 키우려면 재정뿐 아니라 규제 개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서울대 병원 수준의 의료 인프라 확충 또한 단순한 예산 배분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역 의료기관은 인력 유치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구조적인 한계에 직면해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예산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과제는 인정한다”면서도 “서울대 법인화 모델처럼 규제를 줄이고 자율성을 보장하는 구조로의 전환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캘리포니아대학 시스템처럼 이사회 중심 운영체제를 통해 정부 지원과 자율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식이 참고가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김 교수는 “서울대 브랜드가 주는 상징성만으로도 지역 대학의 학생 선호도는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서울대 강릉, 서울대 충남과 같은 이름으로 운영된다면 학생·학부모의 인식은 빠르게 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국가 소멸이라는 절박한 위기에 놓여 있고,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창조적 전환이 필요하다”며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그런 의미에서 단순한 교육정책이 아니라 국가 재건을 위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이야말로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교육체제를 바꿔나갈 수 있는 역사적 창조의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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