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 "특정 종교·이념 편향 성교육 기관…교육청 전수조사해야"
(대전=연합뉴스) 강수환 기자 = 최근 보수 성향 교육단체로 알려진 리박스쿨 관련 강사 43명 중 대전 강사가 17명으로 가장 많다는 교육 당국 조사가 발표된 가운데, 대전의 청소년 교육기관인 넥스트클럽사회적협동조합이 리박스쿨 관련 기관이라는 의혹이 잇따르고 있다.
19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넥스트클럽사회적협동조합(이하 넥스트클럽) 대표인 남승제 목사가 지난해 2월 리박스쿨 손효숙 대표 등과 함께 늘봄학교 정책 지지단체인 '함께행복교육봉사단'의 공동대표를 맡았다.
넥스트클럽은 혼전순결·차별금지법 반대 등을 주장해온 개신교 기반 비영리법인으로, 남승제 목사가 세웠다.
대전의 인권단체는 남 목사가 국가인권기본정책·차별금지법·학생인권조례 반대 활동을 해왔고, 넥스트클럽의 강사양성 교육자들이 동성애와 페미니즘 반대 운동·교육을 해왔다는 이유로 이 단체를 반인권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2월 28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함께행복교육봉사단 창립 출범식 안내문에는 넥스트클럽이 주관단체로 참여하고 있으며, 남승제 대표는 봉사단의 공동대표로 이름을 올리고 이날 출범식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박스쿨에서 운영해온 늘봄학교 돌봄지도사 양성 교육과정인 '늘봄 행복이 교실'에 넥스트클럽이 수탁 운영하는 대전시청소년성문화센터 대표가 강사로 참여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병구 양심과인권나무 사무처장은 "이는 리박스쿨과 넥스트클럽이 밀착 관계라는 것이 확연히 드러난 증거"라고 주장했다.
대전인권행동은 이날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설동호 대전교육감은 리박스쿨·넥스트클럽 관련 강사를 전수조사하고, 외부 강사 양성과 인증과정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대전시도 대전시청소년성문화센터 등 넥스트클럽에 넘긴 청소년기관 위탁을 전면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인권단체들은 "젠더·성인지 감수성과 같은 개념조차 금기어로 분류하고, 특정 종교와 이념에 기초한 편향된 성교육을 하는 넥스트클럽이 대전시와 교육청 산하 주요 청소년 시설을 수탁 운영한다는 것에 분노한다"며 "시민사회의 문제 제기에도 교육청은 이 단체 소속 강사들을 '성폭력 예방 교육 우수 강사'로 지정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넥스트클럽 측은 연합뉴스에 "우리 단체는 리박스쿨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부인했다.
리박스쿨은 보수 성향 교육단체로, 특정 대선 후보들을 비방하는 댓글 공작 참여자에게 자격증 등을 발급해주고 이들을 늘봄학교 강사로 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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