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적 대통령제·팬덤 정치가 민주주의 흔든다”···학계·정치권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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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적 대통령제·팬덤 정치가 민주주의 흔든다”···학계·정치권 경고

직썰 2025-06-19 17:01: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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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인도태평양민주주의포럼이 공동 주최한 ‘민주주의미래포럼’에서 세션2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기욱 스탠퍼드대 교수, 프랜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 교수, 디디 쿠오 스탠퍼드대 센터 펠로우, 기요테루 츠츠이 스탠퍼드대 교수, 이숙종 성균관대 특임교수.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인도태평양민주주의포럼이 공동 주최한 ‘민주주의미래포럼’에서 세션2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기욱 스탠퍼드대 교수, 프랜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 교수, 디디 쿠오 스탠퍼드대 센터 펠로우, 기요테루 츠츠이 스탠퍼드대 교수, 이숙종 성균관대 특임교수.

[직썰 / 김봉연 기자] 정치적 양극화와 권력 집중이 한국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는 학계와 정치권의 경고가 나왔다. ‘87년 체제’의 한계가 명확해진 지금, 제왕적 대통령제와 승자독식 선거제, 팬덤 정치의 구조적 병폐를 해소하지 않으면 민주주의의 지속가능성은 보장될 수 없다는 목소리다.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주의 미래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한국 민주주의가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제도화된 회복력이 없이는 다음 위기를 막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포럼은 최종현학술원(이사장 최태원 SK 회장),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인도태평양민주주의포럼이 공동 주최했다.

‘민주주의 도전과 과제’를 주제로 한 이번 포럼에서는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세계적 베스트셀러 ‘역사의 종언’으로 저명한 정치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인도태평양민주주의포럼(IPDF) 소속인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 이숙종 성균관대 특임교수, 김선혁 고려대 교수, 기요테루 츠츠이 스탠퍼드대 교수, 허성욱 서울대 교수, 이선우 전북대 교수, 디디 쿠오 스탠퍼드대 프리먼-스포글리 국제문제연구소(FSI) 센터 펠로우가 참여했다. 사회는 신기욱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소장과 강원택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원장이 맡았다.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인도태평양민주주의포럼이 공동 주최한 ‘민주주의미래포럼’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이하 최종현학술원]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인도태평양민주주의포럼이 공동 주최한 ‘민주주의미래포럼’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이하 최종현학술원]

◇“민주주의의 진정한 회복은 구조 개혁에서 시작된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축사에서 “세계는 최근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에 주목했다”며 “국민의 열망과 헌법기관의 책임감이 민주주의를 지켜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양극화와 불공정이 시민적 관용과 참여를 약화시킨다”며, “민주주의는 민생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강조했다.

김유석 최종현학술원 대표는 “이번 포럼은 민주주의의 구조적 위기를 진단하고, 실질적인 제도 개혁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지속 가능한 민주주의는 견제와 타협의 제도화 위에서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스탠퍼드대 정치학자 래리 다이아몬드 교수는 영상 축사를 통해 “한국은 계엄 시도를 저지하고 선거를 통해 평화적으로 정권을 교체했다”며 “이제는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팬덤 정치·알고리즘 확산이 양극화 고착시켜”

정치 양극화는 이날 포럼의 핵심 의제였다. 이숙종 성균관대 교수는 “2021년 퓨리서치 조사에서 한국과 미국 모두 국민의 90%가 정치적 갈등이 매우 심하다고 답했다”며 “양당 구조가 중도층을 소외시키고, 유권자들을 진영 논리에 가두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정당들이 팬덤 정치에 몰두하면서 상호 관용과 제도적 자제가 약화되고, 허위정보와 국가기관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선거제도 개편과 다당제 활성화를 통한 구조적 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플랫폼 알고리즘이 민주주의 위협…사용자 조정권 필요”

프랜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 교수는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이 극단적 콘텐츠를 확산시켜 양극화를 심화시킨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 플랫폼 기업들의 알고리즘은 수익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는 민주주의 안정성과 상충된다”고 지적했다.

후쿠야마 교수는 대안으로 ‘미들웨어’ 개념을 제시했다. 콘텐츠 조정 권한을 플랫폼이 아닌 제3의 중립기관에 넘기고, 이용자가 필터링 기준을 선택하게 하면 정보 편향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요테루 츠츠이 교수도 “소셜미디어를 공공재로 보고, 정부의 정책적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인도태평양민주주의포럼이 공동 주최한 ‘민주주의미래포럼’에서 세션1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 김선혁 고려대 교수.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인도태평양민주주의포럼이 공동 주최한 ‘민주주의미래포럼’에서 세션1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 김선혁 고려대 교수.

◇“87년 체제는 한계…개헌과 선거제 개편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제왕적 대통령제와 소선거구제는 소셜미디어와 결합해 양극화를 고착시키고 있다”며, 헌법 개정과 협치 가능한 선거제도 개혁, 민주시민 교육 강화를 제안했다. 그는 “한국은 이미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분류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국제 민주주의 지수 하락을 언급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도 “비상계엄과 탄핵을 거치며 87년 체제가 한계에 도달했다”며 “국회 중심의 권력구조 개편과 중대선거구제,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정당이 팬덤보다 정책으로 승부하고,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줘야 정치 신뢰가 회복된다”고 강조했다.

◇“제도개혁은 출발…민주주의는 시민의 참여로 완성된다”

김선혁 고려대 교수는 “정치개혁의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국민적 합의와 실천 동력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공론화위원회 상설화, 디지털 숙의민주주의 플랫폼 도입, 시민 교육 체계 정비 등을 제안했다. 그는 “민주주의는 선거가 아니라, 그 사이의 정책 참여로 완성된다”고 말했다.

이선우 전북대 교수는 대통령 중심제의 한계를 지적하며 ‘4년 중임제’와 결선투표제, 중대선거구제, 비례 확대를 아우르는 선거제 개편을 제시했다. “개헌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인사권과 권력기관 통제권을 분산하는 방식으로 중간 단계 개혁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성욱 서울대 교수는 “AI와 기후위기, 극단적 불확실성이 선택 구조를 뒤흔드는 시대”라며, 민주주의는 결국 ‘누가, 어떻게 선택하는가’에 대한 지속적 사회적 합의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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