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이 되면 된장국이나 해물탕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재료가 있다. 겉모습은 미더덕과 비슷하지만 식감이 더 단단하고 오독오독 씹히는 해산물이다. 바로 ‘오만둥이’다.
오만둥이는 겉보기에 미더덕과 비슷하게 생겨 혼동되기 쉽다. 일부 식당에서는 이름을 잘못 표기하거나 고의적으로 미더덕이라고 소개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미더덕은 붉은빛의 매끈한 몸통을 가지고 있다. 체액이 안에 고여 있어 한 입 베어 물면 바닷물이 터진다. 온도가 뜨거워 입안을 데일 위험도 있다. 때문에 국물에 넣을 땐 터뜨려 간을 맞추는 식으로 활용된다. 향이 강해 국물 요리에 깊이를 더하는 데 쓰인다. 다만 생산량이 많지 않아 봄철에만 잠깐 유통되고 가격도 비싸다.
오만둥이는 황갈색의 울퉁불퉁한 생김새를 가지고 있다. 미더덕과 달리 내부에 체액이 거의 없다. 씹었을 때도 터지는 느낌이 아니라 단단하게 부서지는 감촉이 난다. 향은 미더덕보다 약하지만 오히려 요리에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다. 사시사철 대형마트에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으며 가격도 저렴하다.
'해적 생물'에서 최고 식재료로
오만둥이는 처음부터 식용으로 쓰인 해산물이 아니었다. 국내 바다에서 자연적으로 자란 종도 아니다. 원산지는 미국 동부 해안과 멕시코만, 카리브해 일대로 알려져 있다. 1950년 이후 무역이 활발해지면서 전 세계로 퍼진 종이다.
선박에 붙어 이동하거나 배수 시스템을 통해 유입되며 각국 해역으로 확산됐다. 우리나라에는 자연 유입된 것으로 보이며 양식장 그물이나 바위, 해양 구조물 등에 달라붙어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양식장 안에 오만둥이가 대량 서식하면 바닷물의 흐름을 막아 치어들이 폐사하거나 수질이 나빠지는 경우도 발생했다. 때문에 ‘해적 생물’이라 불릴 만큼 골칫덩이였다. 이런 오만둥이를 식재료로 활용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국내에선 오만득이, 오만디 등 지역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원래는 버려지던 종이었지만 식감이 좋아 음식에 활용되기 시작했다. 국이나 찌개에 넣으면 식감이 살아 있어 먹는 재미를 더한다.
효능도 다양한 오만둥이
오만둥이는 대표적인 고단백 저지방 식품이다. 단백질 함량이 높아 체력 회복에 도움이 되며 특히 근육량 유지가 중요한 사람에게 좋다. 지방이 적어 다이어트나 식이요법 중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게다가 칼로리도 낮아 100g 기준 약 70~90kcal 수준에 불과해 가볍게 먹으면서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간 기능을 돕고 피로 회복에 좋은 타우린이 많이 들어있다. 타우린은 혈중 콜레스테롤 조절에도 도움을 준다.
이외에도 오만둥이는 철분, 아연, 칼슘, 마그네슘 등 다양한 미네랄이 골고루 들어 있어 미량 영양소를 보충하기도 좋다. 철분은 빈혈 예방에 도움이 되고 아연은 면역력 유지에 좋으며 칼슘과 마그네슘은 뼈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오만둥이 표면에 미세한 점액이 있는 것도 특징인데 이 점액에는 위 점막을 보호하고 소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 뮤신 성분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오만둥이는 위장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식품이다.
다만 섭취 시 주의할 점도 있다. 오만둥이를 날로 먹는 경우 식중독 위험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신선도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익혀 먹는 것이 안전하다. 해산물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라면 섭취 전 테스트가 필요하고 구입 후에는 가급적 빠르게 손질해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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