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고리 달린 다리로 나타난 '이 생물'… 살아 있는 모습 처음 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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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고리 달린 다리로 나타난 '이 생물'… 살아 있는 모습 처음 찍혔다

위키푸디 2025-06-19 05:53: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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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오징어 자료사진. / 슈미트해양연구소, 내셔널지오그래픽
남극오징어 자료사진. / 슈미트해양연구소, 내셔널지오그래픽

지난해 겨울이 끝나갈 무렵, 남극의 심해에서 예기치 못한 손님이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몸길이 1m에 가까운 두족류 오징어로, 다리 끝에는 사냥용으로 추정되는 커다란 갈고리가 달려 있다. 살아있는 채로 포착된 적이 없던 이 생물은 '남극 오징어'다.

심해 탐사 전문 기관 슈미트해양연구소는 지난해 12월 24일, 남극 웨델해 심해 2100m 지점을 탐사하던 중 이 오징어를 영상으로 촬영했다. 탐사선은 원래 심해 평원을 관찰하기 위해 내려갔다. 하지만 뜻밖의 생물이 등장했다. 무인잠수정 '수바스찬'의 전면 카메라에 어두운 그림자가 스쳐 지나가면서 실시간 영상이 요동쳤다. 아르헨티나 생물다양성 생태연구소 소속 마누엘 노비요 연구원이 “짜잔하고 등장했다”고 표현할 정도로 갑작스러운 등장이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사진. / 슈미트해양연구소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사진. / 슈미트해양연구소

영상에는 오징어가 잠수정 앞을 지나가며 연녹색 먹물을 뿜는 장면이 담겼다. 경계심을 드러내며 일시적으로 탐사선을 피하려는 듯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 오징어는 2~3분 정도 탐사선 인근에 머물렀다. 연구진은 이 시간을 활용해 레이저를 이용해 크기와 움직임을 분석했다.

갈고리 달린 다리와 생존한 흔적

남극하트지느러미오징어 자료사진. / 슈미트해양연구소
남극하트지느러미오징어 자료사진. / 슈미트해양연구소

해양생물학자들이 이 영상을 특히 주목한 이유는 이 오징어의 외형 때문이다. 두 개의 기다란 다리 끝에는 마치 도끼처럼 휘어진 대형 갈고리가 달려 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두족류 전문가 캣 볼스테드 교수는 영상 분석을 통해 ‘남극 오징어’로 최종 확인했다. 그는 “갈고리 모양 구조가 이 종을 식별하는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갈고리는 장식이 아닌 먹이를 제압하고 포식할 때 쓰는 강력한 무기다. 습성상 매우 깊은 수심에 서식하며 인간의 관측에서 벗어나 있던 생물이다. 지금까지는 포클랜드 제도 인근 해역에서 어선에 혼획되거나, 다른 해양생물의 위장에서 잔해로만 발견됐다.

이번 영상에서 확인된 또 다른 특징은 오징어의 몸 곳곳에 존재하는 상처다. 막 생긴 듯한 긁힌 자국과 빨판 자국은 명백히 공격을 당한 흔적이다. 이를 근거로 일부 연구진은 다른 동물의 공격을 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공격한 동물로 지목된 것은 '남극하트지느러미오징어'인데, 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오징어로 알려져 있다. 이 종은 동일한 수심대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마주칠 가능성이 크다.

슈미트해양연구소, 심해 생물 생태 연구 새 국면 열어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사진. / 슈미트해양연구소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사진. / 슈미트해양연구소

슈미트해양연구소는 ‘내셔널지오그래픽’과 스위스 시계 브랜드 롤렉스가 협력하는 심해 생태계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다. 산맥, 열대우림, 심해를 아우르는 이 글로벌 기후변화 기록 프로젝트는 지구 생태계의 다양한 변화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촬영 역시 그 탐사 과정에서 포착된 뜻밖의 결과물이다.

특히 이번에 촬영된 ‘남극 오징어’는 단순한 영상 기록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살아 있는 채로 관찰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심해 생물의 생태와 이동 패턴, 포식 구조 등 다양한 연구에 필요한 실질적인 증거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생물학자들은 이 영상을 통해 해당 종의 행동 특성을 분석하고, 심해 생물의 생활사를 더욱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앞서 슈미트해양연구소는 지난 4월, 세계 최대 오징어 중 하나로 분류되는 '남극하트지느러미오징어'를 처음 영상으로 포착한 바 있다. 여기에 이번 ‘남극 오징어’의 기록이 더해지며 극지방 심해 생태계에 대한 이해가 한층 깊어지고 있다. 심해 2000m 아래에 서식하는 생물들은 수온, 압력, 빛 등 모든 환경 조건이 일반 해양 생물과는 전혀 다르다. 이들의 생존 방식은 기후변화와 지구 생태계 전반을 연구하는 데 있어 중요한 단서를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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