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해수부 부산 이전' 공약 추진이 본격화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 5일 ' 해수부 부산 이전의 빠른 준비'를 지시했다.
국정기획위원회(이하 국정위)는 이재명 정부의 핵심 지역 공약인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위한 첫발을 뗀다. 오는 20일 해수부로부터 부산 이전과 관련된 업무보고를 받은 후 정부조직 개편안에 이를 반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정위 내에서는 해수부 부산 이전을 계기로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각 부처에 흠터진 해양 행정 기능을 해수부에 집중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부산시는 '환영'의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기존 정부 부처를 품고 있던 인천시와 세종시에서는 해수부 이전 반대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이 집권하자마자 최우선 지시 중 하나인 '해수부 부산 이전'에 대해 일각에서는 PK민심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내년 지방선거를 벌써 대비하느냐는 시각도 있다.
국정위, 20일 해수부 이전 업무보고…정부조직개편에 반영
국정위 경제2분과(분과장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는 오는 20일 해수부로부터 부산 이전과 관련해 업무보고를 받는다. 이 자리에서는 이시원 해수부 기획조정실장이 해수부 부산 이전을 포함한 업무 전반을 보고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해수부를 부산으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정위는 해수부의 부산 이전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국정위는 해수부뿐만 아니라 정부 각 부처에 흩어진 해양 관련 모든 기능을 해수부에 집중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해양 관련 기능 가운데 조선과 해양플랜트·해양에너지는 산업통상자원부, 해양 물류는 국토교통부, 해양레저·관광은 문화체육관광부, 유인도 업무는 행정안전부, 국립해상공원은 환경부에 분산돼 있다.
해수부 장관으로 거론되고 있는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18일 CBS에 "해수부 부산 이전은 단순한 청사 이전이 아니라 기능 확대를 전제로 한 논의가 돼야 한다"며 "산업통상자원부에 분산돼 있는 조선산업 관련 기능까지 함께 이전해야 진정한 해수부 부산 이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정위는 해수부 이전을 포함한 조직개편 방향을 총괄할 태스크포스(TF)를 기획 분과(분과장 민주당 박홍근 의원) 중심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조승래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18일 "이르면 오늘 중으로 정부조직개편TF 구성을 완료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형준 "부산 북항 적절…조선 등 권한 강화해야""해수부 이전 시너지 효과 위해 집적화 필요"
그간 해수부 이전 보다 산업은행 이전을 요구해 온 박형준 부산시장은 18일 해수부 이전에 환영 입장을 밝히며 '이재명 정부와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 '글로벌 해양허브도시 부산 조성 3대전략 9대과제'를 발표하며 "해수부의 부산이전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해양수산부의 올해 예산은 6조7000억원, 본청과 지방청, 산하기관을 모두 포함해 총 4366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큰 조직"이라며 "이러한 해양수산부가 부산으로 이전하면 현장 기업 활동은 물론 해양수산 공공기관, 연구기관과의 협업체계를 강화해 부산이 해양 5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소중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환영했다.
또한, 해수부 이전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내려면 '집적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해수부 이전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려면 기능의 집적화가 필요하다"면서 "각 부처에 흩어진 해양 관련 산자부 조선·해양 플랜트과의 조선, 재생에너지 보급과의 해상풍력, 국토부 물류정책과의 국제물류 등의 업무를 모두 해수부로 집중해 그 권한과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해수부 이전 적지로 '부산 북항'을 꼽았다.
그는 "해수부와 관련 기관이 통합해서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북항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해수부나 부산항만공사와 협의해 추진하고 직원 정주 여건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이 북극항로 개척 기반을 마련하는 중요한 법안"이라며 "북극항로 관련 특별법과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의 특수성을 각각 살려 추진하거나 필요하다면 통합법을 만들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부산 시민단체 "해수부 위상·기능 강화해야"
부산시민단체도 해수부 이전과 관련해 정책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해수부 위상 강화와 실질적인 기능 확대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항을사랑하는시민모임은 16일 성명을 내고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해양 관련 기능의 해수부 복원과 강화를 주문했다.
이들은 해양 관련 기능을 해수부로 복원하게 되면 업무 영역이 넓어지는 만큼 현재 1차관 체제를 2차관 체제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차관 체제가 되면 해양·해운·조선·물류·항만 기능은 1차관 산하로, 수산·해양과학기술·해양외교·해양자원 등은 2차관 산하로 배치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시민모임은 또 현재 서울에 있는 해양심판원,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KIMST), 해양환경공단 등 해양 공공기관을 부산으로 옮겨 집중도와 시너지 효과를 높일 것을 요구했다.
유정복 인천시장 "해수부 이전, 국가균형발전 역행"
해수부 이전과 함께 다른 정부 부처의 기능도 부산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기존 지자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 8일 SNS에 "지역에 정부 각 부처를 나눠주는 분산정책보다 지역이 자체 경쟁력을 기를 수 있는 지방분권 정책이 필요하다"며 해수부의 부산 이전을 반대했다.
그는 "각 지역에 있는 정부 소속의 해양수산청과 항만공사를 지방자치단체로 이양하는 게 글로벌 항만 경쟁체제에 더 타당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60여 개 단체는 17일 공동 성명을 내고 "이재명 대통령은 해수부 부산 이전을 철회하고 지방분권 중심의 균형발전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천항발전협의회·인천상공회의소 등 항만 관련 12개 단체도 "해수부 본부까지 부산으로 이전하면 행정 기능이 지역에 과도하게 쏠릴 것"이라며 "전국 항만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한 전략 조정이 필요하다"고 이전 반대 입장을 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이 추진되자 항만도시 인천에서 반발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과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공식적인 반대에 이어 시민단체는 물론 인천항 중심의 해운·항만 단체들도 부산 이전 정책의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있는 송도·영종·청라국제도시의 일부 시민단체, 검단이나 서창지구의 단지연합회 등 12개 단체가 모인 인천시총연합회는 16일 해수부의 부산 이전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은 수도권과 인천의 해양·항만 전략을 완전히 무시한 것"이라며 "인천 시민의 생존권과 경쟁력을 뿌리째 흔드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총연합회는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해당 공약 채택 과정에서 인천시민과 어떠한 사회적 논의나 사전 합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사실을 지적하기도 했다.
총연합회 관계자는 "대통령의 해수부의 부산 이전 공약을 철회해야 한다"며 "다른 항만 도시들과 연대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지역의 해운·항만 업계도 정부의 해수부 부산 이전에 반대하고 나섰다.
인천항발전협의회 등 인천항과 연계된 항만물류, 화물운송, 선사, 운송 분야의 단체들과 인천상공회의소는 16일 해수부의 이전 방향은 전반적인 국가 물류체계의 조화 속에서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양수산부 산하의 공공기관과 산하기관이 이미 다수 부산으로 이전된 상황에서, 본부까지 추가로 이전된다면 행정기능의 지역 편중의 심화를 우려하고 나섰다. 부산에는 한국해양대, 국립해양조사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국립수산과학원 등 해양 관련 대학·기관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이들 단체들은 "해양수산부는 특정 지역을 대표하는 기관이 아니라, 부산, 광양, 인천, 평택, 당진, 울산, 포항 등 각기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전국 항만의 조화로운 성장과 국가 물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 조정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경실련도 최근 이 대통령의 해수부 부산 이전 지시에 반발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해양수산청의 지방 이양과 항만 자치권 확보를 위한 시민운동에 나선다고 선언했다.
인천경실련 관계자는 "부산 이전은 인천 등 다른 항만 도시의 입장과 상충하기 때문에 균형발전보다는 지역 갈등만 조장할 수 있어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시장 "李, 해수부 부산 이전 재고해야…납득 어렵다"
이재명 대통령 대선 공약인 해양수산부(해수부) 부산 이전에 최민호 세종시장이 반발하며 철회를 요구했다.
정부는 지난 6일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5동에 있는 해수부의 부산 이전을 담당할 해양수산비서관 신설을 발표했다. 현재 정부세종청사 근무 공무원은 500여명이다.
최 시장은 9일 오전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이)당선 이틀만에 충분한 후속 검토 없이 내려진 해수부 조속 이전 지시는 납득하기 어렵다"며 "부처 하나를 부산으로 이동 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는 단순한 사항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이전에 따른 종합적이며 다각도의 사전 검토와 조치가 필요하다. 이 대통령은 선거 때 강조한 행정수도 세종 완성이란 국가적 목표와 충돌 가능성이 있다"며 "행정 효율과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국회,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신중히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산 이전이 지역에 미치는 경제, 사회적 영향과 행정수도로의 정체성 미치는 영향 등 안정적인 삶의 문제도 결코 가볍지 않다"며 "충분한 여건이 성숙지 않은 상태에서 조속 이전에 대해 대통령 지시는 재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시장은 대통령의 해수부 부산 이전에 대해 '철회를 요청하며 지역 김종민(무소속-세종, 강준현(민주당-세종을) 의원에게 입장이 어떤 것인지 물었다. 세종 대통령실 이전에 대한 로드맵 제시도 함께 요청했다.
최 시장은 "세종시민이 갈망하는 대통령께서 약속한 세종 집무실 건립이 언제 이뤄질 수 있는 것인지 충청권과 세종시민은 궁금해한다"며 "세종에 대통령실 건립이 가능한지, 언제 실현될 것인지 로드맵 제시를 시민들이 열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선 과정에서 세종 행정수도 완성은 여야를 초월, 이미 공감대가 형성돼 있음을 온 국민이 확인 할 수 있었다"며 "행정수도 세종 완성을 통해 국가 균형 발전으로 위대한 대한민국 건설에 힘을 더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도 최근 논란 중인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 움직임과 관련해 "균형발전과 행정수도 세종 완성을 위해 지역사회 의견을 수렴하는 공론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종참여연대는 "공론 절차를 통해 행정수도 추진이라는 정책의 일관성 등 주요 쟁점들을 충분히 감안했는지 따져보는 동시에 말만 많은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각기 다른 해석도 불식해야 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해수부 퇴직 공무원들 "부산 이전 재고해달라" 국정기획위에 건의문
해양수산부 퇴직 공무원단체가 이재명 정부의 '해수부 부산 이전' 추진을 재고해달라며 국정기획위원회에 건의문을 제출했다.
해수부 퇴직 공무원단체인 해항회와 수우회는 17일 건의문을 통해 "대한민국을 해양수산 강국으로 만들고, 부산을 명실상부한 해양수도로 만들기 위해 해수부는 부산이 아닌 세종에 있어야 한다"며 "해수부 부산 이전 공약만은 깊이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 단체는 "해수부는 바다와 관련한 거의 모든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전 부처와 의견을 조율하고, 결정해야 하는 특수한 업무여건을 갖고 있다"며 "공무원들이 제대로 일하려면 부산을 비워야 하고, 부산에 있겠다면 제대로 일을 할 수가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해수부는 전국 연안을 대상으로 현장을 살피고, 이해관계자들을 만나야 한다"며 "해수부가 부산에 있으면 직원들이 현장을 찾는 일도 줄게 되고, 전국의 이해관계자들이 해수부를 찾아오기도 어렵게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앙부처를 지원한 우수 인재들이 홀로 부산에 자리 잡은 해수부를 기피하게 되고, 이제 겨우 세종에 터 잡은 해수부 직원들은 직장과 가정 사이에 불안정한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며 "행정이든 정책이든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해양강국 실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앞서 해수부 노동조합도 해수부 부산 이전 공약에 대해 "북극항로 개척, 친환경 선박 및 에너지 개발, R&D 투자 확대 등 부산이 지향하는 국가적 과제는 단순한 기관의 위치 변경으로 해결될 수 없다"며 "이전이 아니라 '전략적 이원화'가 필요하다"고 반대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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