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하나의 밑그림을 그린 뒤 향으로 이를 태워 작은 구멍을 낸다. 특정한 형상으로 구멍을 낸 그림을 다시 다른 그림 위에 붙인다. 이렇게 배접하는 과정을 거치면 향불로 만들어진 이미지와 구멍 사이로 보이는 이미지가 겹치며 새로운 화면이 만들어진다.
'향불 작가' 이길우(57)가 21일부터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4년 만에 개인전을 열고 신작을 선보인다.
전시 때마다 동시대 화두나 보편적인 가치에 관한 의문 등 다양한 주제로 작업해 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는 인간 존재의 양면성에 주목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참상을 다룬 뉴스 기사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본성을 되짚어보게 된 작가는 자기 내면과 주변 인물들의 본성에 관심을 가지고 세심하게 관찰했다.
전시에서는 이렇게 관찰한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향불 회화로 표현한 신작들이 걸렸다. 향불 작업으로 사람의 이미지가 형성된 순지(아주 얇은 한지)와 오방색으로 칠한 한지를 겹쳐 표현한 '올 카인즈 오브 싱스'(All kinds of things) 연작을 비롯해 가족 여행 도중 우연히 마주친 어느 젊은 여성의 공허한 모습에서 출발한 '여행자' 연작 등 35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7월 2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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