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교도 암살 사건'으로 갈등을 빚어온 인도와 캐나다 정상이 17일(현지 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만나 양국 관계를 재정립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날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회담 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카니 총리와 훌륭한 회담을 가졌다"며 "G7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주최한 것에 대해 카니 총리와 캐나다 정부에 축하를 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인도와 캐나다는 민주주의, 자유, 법치주의라는 강한 신념으로 연결돼 있다"며 "인도-캐나다 우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캐나다 총리실 역시 회담 직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양 정상은 상호 존중, 법치주의, 주권 및 영토 보전 원칙에 대한 공동의 약속을 바탕으로 캐나다-인도 관계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며 "자국민과 기업을 위한 영사·외교 서비스를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신임 고등판무관을 임명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국 관계는 2023년 6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시크교 분리주의 단체 지도자 하디프 싱 니자르가 피살되면서 급격히 악화됐다.
캐나다 정부는 니자르 암살 사건의 배후에 인도 정보기관 요원이 연루돼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고, 당시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 영토에서 캐나다 시민을 살해하는 데 외국 정부가 개입했다면 이는 우리 주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후 캐나다는 인도 외교관 1명을 추방했고, 인도 역시 이에 맞서 캐나다 외교관들을 무더기 추방하며 캐나다 국민에 대한 비자 발급도 중단했다.
일각에선 모디 총리가 캐나다가 의장국을 맡은 올해 G7 정상회의에 초청받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지만, 카니 총리는 모디 총리와의 통화에서 초청 의사를 전달했고 모디 총리는 이를 수락했다.
한편 시크교는 인도 펀자브 지역에서 15세기 말 시작된 종교로 인도 인구의 약 2%를 차지한다.
일부 시크교 분리주의자들은 펀자브주에 독립국 '칼리스탄'을 세우려는 운동을 벌여왔으며, 인도 정부는 이를 반국가적 테러 활동으로 간주해 강경 대응해왔다.
1984년 인도 정부가 무장 분리주의자들을 진압하기 위해 시크교 성지인 황금사원을 무력으로 진입한 '블루스타 작전'을 계기로 갈등은 격화됐고, 이후 인디라 간디 총리가 시크교도 경호원에 의해 암살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현재는 해외 시크 디아스포라(캐나다, 영국 등) 일부가 칼리스탄 운동을 지지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어 인도 정부와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캐나다 전역에는 시크교도 약 77만명이 거주해 인도를 제외하면 가장 큰 시크교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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